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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2호 목차 › 잠언 에세이

차라리 입을 다물게나!

422호 · 2008-03-27

여보게,

이런 말이 있지? 가만히 있으면 본전인데, 입 열어서 본전 까먹는다고. 말 안하는 편이 낫다는 말이지. 그렇다네. 이롭지 않은 말을 하느니 입을 다무는 편이 당연히 낫지. 아무렴, 함부로 떠는 것보다는 침묵하는 편이 백 번 낫지.

열왕기하 7장에 보면 사마리아성이 아람 군대에 포위되었을 때 먹을 것이 없어 서로 자식을 잡아먹는 지경까지 이른 장면이 나온다네.

그 때 왕이 그 책임이 다 하나님께 있다고 하자 엘리사가 예언하기를 “내일 이맘때에 하나님께서 구원을 베풀어주실 것이다.”라고 했네. 내일이면 식량이 평상시보다 훨씬 싼 가격에 거래될 것이라고. 그런데 한 장관이 이 말을 듣고는 코웃음 치며 말하기를 “여호와께서 하늘에 창을 내신들 어찌 이런 일이 있으리요.” 라고 했네. 절대 그런 일이 있을 수 없다는 거지. 안 할 말을 한 거야.

그러자 엘리사가 그에게 “네가 네 눈으로 보리라. 그러나 너는 그것을 먹지는 못하리라.”고 예언했다네. 정말 엘리사의 예언대로 하나님이 아람군대로 하여금 병거소리와 말소리와 큰 군대의 소리를 듣게 하심으로 그들이 짐을 꾸릴 여유도 없이 퇴각하는 바람에 그것들이 다 이스라엘의 것이 되었지. 단 하루사이에 곡식이 풍족하게 된 거야. 그러면 그 장관은 어찌 되었을까?

그는 성문을 지키다가 백성들에게 밟혀서 죽고 말았지 뭔가. 엘리사의 말대로 된 것이지. 엘리사가 예언할 때 그가 입만 다물고 있었더라면 그렇게 비참하게 죽지는 않았을 것일세. 잠언의 말씀일세. 부디 마음에 새기게나. “입을 지키는 자는 그 생명을 보존하나 입술을 크게 벌리는 자에게는 멸망이 오느니라.”

여보게,

내가 처음 목회할 때 입에 작은 돌멩이를 물고 다닌 이야기는 자네도 알 것일세. 입이 간지러울 때마다, 필요 없는 말을 하려고 할 때마다, 괜한 참견을 하려고 할 때마다 나는 입에 돌멩이를 물었다네. 내 입을 다문거지. 돌아보면 내가 입을 다물어서 손해 보지 않은 것이 많고, 입을 봉해서 오히려 득이 된 것이 많다네.

나는 말 많은 자들을 별로 신뢰하지 않네. 자고로 빈 깡통이 요란한 법이고, 독수리는 참새 떼 속에서 놀지 않는 법이지. 노는 물이 다르거든. 재잘대는 인생, 말 많은 인생치고 큰 일 하는 걸 보았는가? 묵직한 사람이 일을 해도 큰일을 한다네.

생각해보게나. 아내도 매일 궁시렁궁시렁거리면 그러나보다 하지.

그런데 말 없던 아내가 어쩌다 한 마디 하면 신경 쓰이지 않던가? 말이 많다보면 상대적으로 말의 힘은 없는 법이지. 그러니 입은 다물고 살게. 무조건 침묵하라는 말이 아니라 꼭 필요한 말, 적당한 말만 하고 살게나. 그러면 자네 말에 힘이 있을 걸세.

작은 돌멩이 하나 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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