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이 부르시지 않으면 올 자가 없다
마르꼬가 죽자 말썽꾸러기 호세가 찾아와 말했다
“목사님, 이제부터 제가 마르꼬를 대신하여 목사님을 섬기겠습니다.”
과테말라와 멕시코 국경에 위치한 작은 도시 따빠출라(Tapachula)에서 집회가 한창 성황리에 진행되는 중이었다. 아침에 목사님과 함께 일행들이 모여 식사를 하며 담소를 나누고 있는 중에 식당으로 한 가족이 찾아왔다. 한국에 다녀갔다는 라몬(Ramon) 목사의 가족이었다.
라몬 목사 부부는 매우 밝은 표정으로 딸 가브리엘라(Gabriela)와 함께 자리에 앉았다. 라몬 목사는 한국에서 베풀어준 환대에 감사한다고 인사하며, 한국에서 큰 은혜를 받았고 이곳에 돌아온 이후부터 하루에 2시간씩 기도하고 있다고 자랑스럽게 말했다. 그러자 교회가 부흥되고 성령을 받는 신도들이 속출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들과 함께 매일 목사님과 목사님의 사역을 위해서 기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목사님은 이에 매우 기뻐하시며 감사를 표하셨다.
목사님으로서야 기도의 동역자가 가장 큰 힘이고 가장 든든한 지원군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라몬 목사가 들려주는 이야기가 더욱 놀라웠다. 지난 해 한국에서 열린 영성세미나에 라몬 목사는 아내와 마르꼬(Marco)라는 교회 일꾼을 데리고 왔다고 한다. 마르꼬는 교회의 젊은 일꾼으로 마치 아들처럼 여길 만큼 가깝고 매사 열심히 라몬 목사를 도와 일하고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 마르꼬는 혼자 오기가 그랬는지 호세(Jose)라는 친구와 동행을 하게 되었다.
그런데 그 호세라는 젊은이는 아직 예수도 잘 모르고 품행도 방정하지 못했던 모양이다. 비행기 안에서는 술을 먹고 시끄럽게 떠들고 한국에 와서도 강의는 듣지 않고 담배를 피우는 등, 속을 썩이는 통에 한국에 다녀가는 동안 내내 골칫거리였다고 한다. 마르꼬는 마르꼬 대로 미안한 마음에 어쩔 줄 몰라 했지만, 호세는 그러든지 말든지 제멋대로 행동하는 것이었다. 돌아가는 비행기에서도 호세는 여전히 술을 마시며 시끄럽게 굴었다. 멕시코로 돌아와서도 호세는 전혀 변한 게 없어 보였다.
도대체 저런 놈을 왜 그 귀한 시간과 자리에 데리고 갔던고 후회가 막심했다고 한다. 그런데 정말 우리의 생각과 하나님의 생각은 달랐다.
무서운 사고가 발생했다. 귀한 일꾼 마르꼬가 멕시코시티를 다녀오는 중에 과속으로 그만 교통사고를 내는 바람에 세상을 뜨고 만 것이다. 라몬 목사는 마치 아들을 잃은 듯이 비통해했다. 더구나 교회의 대소사를 다 담당하며 운전까지 해주던 일꾼이었기에 라몬 목사의 상실감은 더욱 컸다고 한다.
그런데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그 말썽쟁이 호세에게 갑자기 놀라운 변화가 일어난 것이다.
호세는 마르꼬가 죽고 나자 라몬 목사를 조용히 찾아와 이렇게 고백하는 것이었다.
“목사님, 이제부터 제가 마르꼬를 대신하여 목사님을 섬기겠습니다.”
그의 말만 듣고는 반신반의했는데 꿈에 마르꼬가 흰옷을 입고 나타나 그동안 감사했다며 친구 호세를 대신 보낸다고 하는 것이 아닌가.
정말 그로부터 호세는 마르꼬 이상으로 충성스런 일꾼이 되어 라몬 목사를 도와 일하고 있다고 한다. 차도 운전해주고 교회 일도 앞장서서 도맡아 해준다고 한다.
우리는 그 이야기를 들으면서 진한 감동을 받았다.
사명을 다하고 자신의 후임자까지 준비하고 간 마르꼬의 삶이 그러했고, 호세를 변화시키신 하나님의 배려가 그러했다.
목사님은 호세의 이야기를 거론하시며, ‘하나님이 보내시지 않으면 올 자가 없다’고 말씀하셨다.
“우리의 생각과 하나님의 생각은 이처럼 다릅니다. 하나님께서 하시는 일은 우리의 생각과 지혜를 초월합니다. 하나님은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를 위해 눈으로 보지도 못하고 귀로 들어보지도 못하고 마음으로 생각해보지도 못한 것을 예비하시기 때문입니다.
비록 호세가 그토록 망나니처럼 굴었고 세미나에 와서는 안 될 사람이었지만, 그가 왔다 간 것도 다 하나님께서 하신 일입니다. 분명 그는 마지막까지 충성하는 일꾼이 될 것입니다.”
그러고 보면 우리의 좁은 소견과 안목으로 얼마나 사람들을 재단하고 평가절하하며 하나님께서 주시는 복을 발로 차왔던가. 하나님이 보내시지 않으면 올 자가 없고, 하나님이 주시지 않으면 줄 자가 없는데도 우리의 좁은 생각, 알량한 자존심을 내세워 하나님의 역사를 가로막고, 원활히 흘러가야할 은혜의 통로를 가로막는 동맥경화의 주범으로 버티고 있지는 않았는지 돌이켜보아야 한다.
우리가 감사함으로 하나님을 섬기고 감사함으로 범사에 참고 기다려야하는 이유다. 하나님은 절대로 거짓말을 하실 수 없는 분이기 때문이다.
라몬 목사는 이튿날에도 찾아왔다. 비록 작지만 우리 일행 한 사람 한 사람을 위해 선물을 준비해갖고 온 것이다. 은혜를 받은 자들은 많지만, 와서 사례하는 사람은 정말 드물다. 라몬 목사는 참으로 은혜를 알고 감사를 아는 종이었다.
목사님은 그 부부와 그의 딸 가브리엘라를 위해 간절히 기도해주셨다. 특히 가브리엘라는 매우 현숙하고 당차 보였다. 목사님은 그녀에게 영어, 중국어에 능통할 만큼 열심히 공부하고, 대학원을 마치고 박사과정까지 계속하여 하나님의 큰 일꾼이 되라고 축복해주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