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 좀 차려라
여보게,
고전소설인 이춘풍전을 아는가? 이춘풍은 인물과 재주가 뛰어난 사람이었다네. 그런데 부모가 세상을 떠나자 주색잡기에 정신이 팔려 가산을 다 탕진하고 말았지. 다행히 현명한 아내 덕분에 끼니 걱정을 안 하고 살았는데, 어느 날, 이춘풍은 아내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호조에서 2,500냥이라는 거액을 빌려 평양으로 장사를 떠났지 뭔가. 그러나 제 버릇 개 줄까.
이춘풍은 평양에서 추월이라는 기생에게 빠져서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네. 이름이 춘풍(春風)이라서 그런가? 아무튼 봄바람에 바람난 격이지. 그래서 결국 돈을 몽땅 빼앗기고는 그 기생의 하인노릇을 하게 되었다네. 이 소식을 들은 이춘풍의 아내가 남장을 하고 새로 부임하는 평양감사를 따라 평양에 가서 추월을 규탄하여 돈을 다시 되찾고, 남편을 골탕 먹이는 내용이지.
가끔 창극으로 볼 수 있는 아주 재미난 이야기라네. 그런데 말일세. 이춘풍전을 보면서 잠언의 말씀이 어찌 그리 딱 맞는지 놀라울 뿐이라네. 잠언의 말씀일세. “대저 음녀의 입술은 꿀을 떨어뜨리며 그 입은 기름보다 미끄러우나… 네 길을 그에게서 멀리하라 그 집 문에도 가까이 가지 마라 두렵건대 네 존영이 남에게 잃어버리게 되며 네 수한이 잔포자에게 빼앗기게 될까 하노라 두렵건대 타인이 네 재물로 충족하게 되며 네 수고한 것이 외인의 집에 있게 될까 하노라.”
추월이가 이춘풍에게 정말 마음이 있었을까? 아니라는 것을 자네도 알지? 이춘풍이 가진 돈에 마음이 있었던 것이지. 그가 가진 돈을 빼내기 위해 온갖 교태를 부린 것이라네. 돈 다 뺏으니 돌변하여 그를 바로 종으로 부리지 않던가 말일세. 그런데 이것을 세상 남자들이 모른단 말이지.
여보게,
이춘풍이 참으로 어리석은 자라고 생각하지 않나? 그런데 문제는 아직도 제2의 이춘풍, 제3의 이춘풍이 있다는 것일세. 그들은 자신의 주머니를 노리고 천사처럼 다가오는 음녀의 숨겨진 날카로운 손톱을 보지 못하지. 자신의 주머니가 바닥을 드러낼 때 숨겨져 있던 그 긴 손톱으로 할퀴게 됨을 모르고 있는 것이니 얼마나 딱한 일인가.
그 손에 할큄을 당하고 나서야 그들은 깨닫지. “마지막에 이르러 네 몸, 네 육체가 쇠패할 때에 네가 한탄하여 말하기를 내가 어찌하여 훈계를 싫어하며 내 마음이 꾸지람을 가벼이 여기고 내 선생의 목소리를 청종치 아니하며 나를 가르치는 이에게 귀를 기울이지 아니하였던고.”
향락의 끝은 낭패라네. 씁쓸함만 남게 되지. 주님은 분명히 불의한 자가 하나님의 나라를 유업으로 받지 못한다고 하셨네. 불의한 자 중에 하나가 바로 음란한 자요, 간음하는 자라네. 그러니 어찌 살아야 하겠는가? 스스로에게 물어보게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