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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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9호 목차 › 잠언 에세이

마누라 귀한 줄 알라고!

399호 · 2007-10-17

여보게,

자네 요새 마누라한테 불만이 많더군. 갈수록 잔소리가 심하다고 말이야. 그런데 말일세, 그 잔소리가 자네 아내이기 때문에 하는 거라네. 자네, 세상에 나가서 술집이라도 가게 되면 그 여자들이 잔소리 하던가? 그 여자들이 자네가 술 많이 마신다고 건강 걱정을 하던가? 절대 안 하지.

그들은 자네가 팥으로 메주를 쑨다고 해도 옳다고 할 것이고, 자네 간장이 구멍 난다고 해도 괜찮다고 더 마시라고 할 걸세. 왜 그런 줄 아는가? 그들은 자네가 잘 되든지 말든지 상관이 없기 때문일세. 그저 당장 술이나 많이 먹어 수입이나 올려주고 팁이나 많이 주면 그것으로 만족하지.

“대저 음녀의 입술은 꿀을 떨어뜨리며 그 입은 기름보다 미끄러우나 나중은 쑥 같이 쓰고 두 날 가진 칼 같이 날카로우며.”

자네의 아내가 잔소리하는 것은 다 자네를 사랑하기 때문이라네. 그래서 해야 할 일을 말하는 것이고, 하지 말아야 하는 것을 지적하는 것이라네.

자네를 사랑하지 않는다면 뭣 하러 싫어하는 말을 자꾸 하겠는가. 싫어하는 줄 뻔히 알면서 말하는 자네 아낸들 좋겠는가? 그러나 자네 잘 되라고, 자네 건강하라고 그러는 걸세.

여보게,

누군가 그러더군.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나니까 부모님의 잔소리가 그립다고. 그러니 마누라 있을 때 잘 하게. 옛말에도 ‘열 효자보다 악처가 낫다’고 하지 않던가. 자네 아내는 악처는 아니지 않은가. 그러니 괜히 아내가 잔소리 한다고 소리 버럭버럭 지르지 말고, 지겹다고 하지 말고 아내 말을 듣게.

잘 생각해 보게나. 사실 아내 말이 틀린 것은 아니지 않은가? 아내가 자꾸 잔소리를 하는 것은 자네가 고치지 않기 때문이고, 듣지 않기 때문 아닐까. 그러니 오늘 출근할 때 아내가 한 말을 실천해보게나. 그러면 아내는 자네가 말을 들어줘서 좋고, 자네는 잔소리 안 들어서 좋을 것일세.

잠언에는 훈계를 싫어하면 멸망의 길로 간다고 했다네. “훈계를 저버리는 자에게는 궁핍과 수욕이 이르거니와 경계를 지키는 자는 존영을 얻느니라”는 말씀을 가슴에 새기면 아내의 충고가 결코 잔소리로 들리지는 않을 것이네.

위대한 사람들 뒤에는 위대한 여인이 꼭 있었다네.

이 말은 훌륭한 내조는 물론이고, 충언도 있었다는 것이 아니겠나. 그러니 자네가 훌륭하게 되려면 아내의 말을 잘 듣게나. 아내가 할 일 없어서 자네 붙잡고 한 말 되하고 되하겠나. 자네 잘 되라고, 애들 아빠이니 잘 돼서 애들 앞에 당당하라고 그러는 걸세.

고맙게 생각하고 잘 새겨듣게나. 그럼 좋은 사회인이 될 것이고, 좋은 아빠가 될 것일세. 그래도 아내의 말이 잔소리로 들리나? 아내의 잔소리를 고맙게 생각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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