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신들린 것처럼 먹지 마라
아들아,
네게 당부해둬야 할 것이 생각났다. 어느 모임에 초대되어 갈 일이 있거든 미리 밥을 좀 먹고 가거라. 적어도 배고프고 허기진 상태로는 가지 말라는 거다. 왜냐하면 사람이 배가 고프면 걸신들린 것처럼 먹게 되거든. 뭐 허물없는 가족이나 친구 앞에서야 괜찮겠지만 그것이 상사 앞에서거나 너와 이해관계에 있는 자 앞이라면 문제는 달라지지.
그런 자 앞에서 네가 먹는 것에 집착해 있다면 네 인격이나 이미지는 완전히 땅에 떨어지고 만단다.
만일 네 상사가 너를 불러 회사의 미래나 주요사안에 대해 협의하며 진지한 대화를 하려고 했는데, 네가 허겁지겁 먹는 것에만 정신이 팔려 있다면 너와 무슨 대업을 논하겠니. 속으로 너를 비웃지 않겠니.
잠언에도 이런 경우의 경고문이 적혀 있단다. “네가 관원과 함께 앉아 음식을 먹게 되거든 삼가 네 앞에서 있는 자가 누구인지 생각하며 네가 만일 탐식자여든 네 목에 칼을 둘 것이니라.” 즉 먹는 것 앞에서 너를 통제하라는 말씀이란다. 그리고 이런 말씀이 이어져 있단다.
“그 진찬을 탐하지 말라 그것은 간사하게 베푼 식물이니라.” 이 말씀은 식사에 초대하는 것은 호의나 우정에서가 아니라 사람을 시험해 보려고 하는 목적일 수도 있다는 말이란다. 그러니 누구 앞에서든 걸신들린 듯 허겁지겁 먹는 일은 없도록 해라.
아들아,
사람에게 먹는 낙(樂)이상은 없지. 그래서 ‘금강산도 식후경(食後景)’이란 말이 있는 거란다. 그러나 식사 예법과 예절은 있는 법이란다. 너무 게걸스럽게 먹거나 너무 먹는 것에 집착하는 사람을 보면 넌 어떠니? 또 너무 폭식해놓고 끅끅 거리는 사람을 보면 어떤 생각이 드니? 우리가 흔히 그런 사람을 보고는 ‘돼지 같다’고 하지 않니? 그만큼 추하다는 뜻이겠지.
가장 멋진 사람은 인간의 본능 앞에서 자기를 이겨내는 자란다. 먹는 것과 자는 것, 그리고 성적인 유혹 앞에서 자신을 통제할 줄 알고 제어할 줄 아는 자가 멋진 사람이라고 아비는 생각한단다. 본능대로 행동하는 것은 결국 짐승과 하나도 다를 것이 없겠지. 사람이 짐승과 다른 이유는 본능을 다스릴 이성이 있기 때문 아니겠니?
또한 사람에게만 있는 것이 교양이란다. 교양이란 문화에 대한 평범한 지식을 쌓아 길러지는 마음의 윤택함이지.
아무리 지식을 갖춘 사람일지라도, 아무리 아름다운 여인이라도, 아무리 잘 생긴 남자라도 교양이 없다면 천박하다고 하지 않니. 그러니 너는 본능을 이성으로 제압하고 교양덕목을 갖춰 정말 멋진 사람이 되었으면 한다. 그래서 어디내놓아도 점 없고 흠 없는 자가 되기를 바란다. 하나님의 자녀로서, 또대한의 사람으로서, 그리고 아비의 자식으로 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