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금
글씨 크기 보통16
383호 목차 › 잠언 에세이

시간이 필요해!

383호 · 2007-06-27

아들아,

아비는 어린 시절에 과수원을 하는 친척집에 자주 놀러갔었단다. 복숭아도 재배하고 포도도 재배하는 제법 큰 과수원이었지. 복숭아 철이 되면 친구들과 그곳에서 마음껏 복숭아를 따먹고, 포도가 익을 때면 바구니 가득 집에 가져온 기억이 나는 구나. 정말 오래된 이야기지.

어느 날 할머니 심부름으로 그 과수원을 가게 되었단다. 아비는 기다리는 것이 무료해서 과수원에 들어가 작고 푸른 복숭아 하나를 따서 한 입 베어 물었지. 시퍼런 것이 맛이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지만, 생각보다 훨씬 떫더구나. 그래서 얼른 뱉어냈지.

그것을 마침 친척분이 보시고는 이렇게 말씀하시더구나. “맛있는 과실을 먹으려면 기다려야 한단다.” 당시에는 당연한 말씀이려니 했는데, 나이 들어가면서 그 말이 진리라는 것을 알게 되었지.

무엇이든 단 열매를 거두려면 시간이 필요하단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은 그 시간을 지루해 하고, 못 견뎌하지. 왜 이리 더디냐고 투덜대고 낙심하지.

그러나 임신했다고 아이가 바로 나오는 것이 아니듯, 유실수를 심었다고 바로 열매를 걷는 것이 아니듯, 모든 것은 시간이 필요한 법이란다. 기다렸기 때문에 더욱 그 아이가 귀하고, 오랜 시간을 참아야 했기 때문에 그 과실이 더욱 값진 것이지 않을까? “소망이 더디 이루게 되면 그것이 마음을 상하게 하나니 소원이 이루는 것은 곧 생명나무니라.”

아들아,

주님도 당신의 뜻을 이루기 위해 30년간 목수로 기다리셨고, 믿음의 조상 아브라함도 하나님께 약속을 받고도 열국의 아비가 되기까지 한참을 기다렸단다. 야곱이 이스라엘의 축복을 받고도 무수한 세월을 참아야 했고, 요셉 또한 대단한 꿈을 꾸고도 오래토록 인내해야 했었단다. 멀리 볼 것 없이 네 아비가 오늘이 있기까지 얼마나 오래 기다리고 참았는지 보았지 않니.

요즘 사람들은 기다리는 것에 서투른 것 같다. 인스턴트식품을 먹고 자라서 그런 걸까? 조금만 지체되면, 조금만 지연되면 안달을 하고, 심하면 체념하고 돌아서 버리는 경향이 너무 짙단다. 그러나 농부가 가을을 내다보고 봄에 씨를 뿌리는 거 아니겠니. 기다리면 풍성하게 수확할 줄 알기에 조바심 내지 않는 거 아니겠니. 기다린 후에 얻은 그 수확이 더욱 값진 것이기에 그에게 삶의 생기를 준단다. 그것이 곧 생명나무지.

네가 이루고 싶은 일들, 네가 성취하고 싶은 일도 자라고 열매를 맺을 시간이 필요하단다. 그러니 조급하지 말고 기도하며 잘 그것을 가꾸어라. 그리고 잊지 말거라. 익지 않은 열매를 따먹으면 입도 버리고 열매도 버린다는 사실을. 익을 때까지 참아야 네 생명나무에서 굵고 실한 열매가 열리는 법이다.

383호 다른 글

커버스토리
Text 주일설교
지혜의 말씀
귀를 기울이세요
Cartoon
붕우칼럼
선교기행
나눔의 지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