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한 것은 책임을 져야 마땅하다
우크라이나 멜리토폴은 달콤한 체리로 매우 유명하다. 그 달콤한 체리만큼이나 멋지고 맛있는 음식으로 우리를 행복하게 해준 인물이 있다. 바로 드미트리와 레나 부부가 그들이다. 드미트리는 미국 시민권을 가진 사업가이자 멜리토폴에서 목회도 하고 있는 목사이다. 얼마나 요리솜씨가 좋은지 1차 집회 때도 그의 집에서 주로 식사를 하곤 했지만, 이번에는 아예 점심, 저녁 모두를 그의 집에서 대접해주었다.
그가 만들어주는 샤실리끼(돼지고기를 꼬챙이에 꿰어 숯불 위에 구어 낸 요리)는 둘이 먹다가 하나가 죽어나가도 모를 지경이다. 그가 만든 요리는 맛도 있지만, 보기에도 아주 아름다워서 정말 일급 레스토랑에 간 기분을 만끽할 수 있다. 부인 레나의 말을 들어보니 그가 전문적으로 요리를 공부했다고 한다.
1차 집회에 갔을 때는 생수 사업을 하고 있다고 들었는데, 이번에 들으니 3개월 전에 개인 돈 2억 원을 들여 피자 가게를 냈다고 한다.
그 피자 가게는 영국의 프랜차이즈 사업체로부터 영업권을 따서 멜리토폴 시내에 연 것인데 자리도 아주 잘 잡아서 손님이 바글바글하다. 그런데 이 피자 가게는 피자만 파는 게 아니라 맥주도 같이 팔도록 되어있다고 한다. 그것이 영국 본사의 방침이었던 모양이다. 그런데 바로 그것이 문제가 되었다.
러시아 및 우크라이나 교회들은 러시아 정교회의 영향이 강해서 그런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매우 율법적이다. 언젠가 러시아 모스크바 집회를 갔을 때, 알렉산더 바이닥 목사 교회에서 목회자 세미나를 하게 되었다.
우리 집회팀 일행인 송 전도사는 언제나처럼 반주를 하기 위해 피아노 건반이 있는 단상 위로 올라갔는데, 수군거리는 소리와 함께 이런 메시지가 전달되었다. ‘어떻게 여자가 바지를 입고 단에 올라갈 수 있는가?’ 좀 당황되는 사건이었지만, 목사님은 즉시 송 전도사를 단 아래로 내려 보내고 우크라이나에서 온 세르게이 목사를 불러 찬양을 인도하라고 지시하셨다. 이 사건은 러시아 및 우크라이나 교회들이 어떠한지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일화일 것이다.
드미트리는 자신의 피자 가게로 인해 교회에서 일어난 일을 설명하였다. 그 피자 가게에서 술을 판다고 하여 성도들 간에 시끄러워진 모양이었다. 성도들의 주장은 ‘단에서 술 먹지 말라고 가르치는 목사가 어떻게 술을 팔 수 있는가’ 하는 것이었다. 사실 피자 가게에서 생맥주를 제공하는 것은 음료수 차원이고 이런 문제가 맥주를 음료수처럼 마시는 유럽이나 남미 등에서는 전혀 문제될 것이 아니다. 그러나 이곳은 이것이 문제가 되었다.
목사님은 이렇게 말씀하셨다.
“이것은 죄의 차원을 논할 문제가 아니다. 항상 우리는 하나님 편에서 문제를 바라봐야 한다. 하나님께서는 양떼들이 미혹되는 것을 원치 않으신다. 목사가 단에서 말한 것은 책임을 져야 한다. 그리고 목사의 행동으로 양떼가 미혹될 수 있다면 목사는 단호히 물리쳐야 마땅하다. 믿음 위에 덕이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말의 책임을 지고, 성도들이 원치 않으면 솔직하게 잘못을 시인하고 돌이키는 담대한 자세가 성도들의 신뢰를 잃지 않는 비결이다. 나도 인간이다. 잘못할 때도 있다. 그러나 나는 그것을 숨기려 하지 않는다.
오히려 깨닫는 순간 담대하고 솔직하게 단에서 성도들에게 시인하고 용서를 구한다. 그러면 성도들은 박수를 보내며 오히려 나를 더욱 신뢰해준다. 이것이 참된 지도력이다. 장사가 잘 되어 교회 운영에도 도움이 될지 모르나 이번 경우는 과감히 잘라내고 성도들에게 솔직하게 용서를 구해라. 그러면 하나님께서 더욱 기뻐하시고 더 좋은 길로 인도해주실 것이다.”
드미트리는 목사님의 자상한 가르침에 감사하고 그렇게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사업을 함께 시작한 세르게이도 크게 깨달은 듯 고개를 끄덕이며 목사님의 가르침은 너무 쉽게 가슴에 와 닿는다고 말했다.
목사님은 덧붙여 말씀하셨다.
“진실은 담대하나 거짓은 힘이 없다. 거짓은 순식간에 드러나고 만다. 어찌 손바닥으로 해를 가릴 수 있겠나. 눈 가리고 아웅 하는 어리석은 짓이다. 정직하고 솔직하면 떳떳하고 당당한 것이다. 잠시잠깐 문제를 무마하려고 거짓과 타협하면 성도들의 신뢰를 영원히 잃게 된다. 그가 어찌 지도자가 될 수 있겠는가. 항상 하나님 편에 서서 하나님과 사람에게 신뢰 받는 목사가 되어야 한다.”
드미트리 부부는 정말 마지막까지 성심성의껏 목사님과 우리 일행을 대접하였다. 식구는 네 명밖에 안되는데 큰 집과 넓은 식당을 마련한 것을 보고 그 이유를 물었더니 많은 사람을 대접하기 위해 그랬다는 것이다. 생각해보니 그가 바라는 것이 정말 현실로 이루어졌다. 지금 은 그곳이 비좁을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 드미트리 부부의 대접을 받곤 하는 것이다. 그는 떠나는 길에 깊은 사의를 표하자 이는 자기의 가장 큰 기쁨이라며 ‘나에게는 크고 좋은 집이 필요 없습니다.
목사님을 대접하고 목사님의 기도를 받고 그 축복을 누리기 위해서’ 라고 말하는 것이었다. 하루 두 차례, 매일 손님을 대접하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믿음이 없이는 할 수 없는 헌신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드미트리 부부 가정에 하나님의 각별하신 사랑과 은총이 늘 함께 하길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