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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전쟁은 이겨놓고 싸우는 것이다

375호 · 2007-05-03

난데없이 북적대는 LA 공항에서 무려 1시간 이상 줄을 서서 기다리다 겨우 빠져나온 우리는 공항 근처 호텔에서 1박한 후 이튿날 아침, 멕시코시티(Mexico City)를 경유하여 멕시코와 과테말라(Guatemala) 접경도시인 타파출라(Tapachula) 공항에 도착하였다.

여기서 다시 멕시코 국경을 넘어 집회 도시인 말라카탄(Malacatan)으로 가야 한다. 타파출라 공항에는 집회를 배설한 노엘(Noel) 목사와 힐베르또(Gilberto) 목사, 그리고 이현숙 선교사와 비비아나(Viviana), 엑토르(Hector), 라구나(Laguna), 김성자 전도사 등이 기다리고 있었다. 변함없는 우리의 남미 선교팀 용사들이다.

타파출라 공항부터 무장한 멕시코 경찰 차량이 우리를 호위하며 국경 검문소까지 인도해주었다. 그리고 과테말라 이민국 사무소부터는 후안(Juan)의 무장경호원들이 숙소에 도착할 때까지 앞뒤에서 호위했다. 후안은 이번 집회에 모든 비용과 일체의 경호, 숙식제공 등을 총괄하며 목사님과 우리 일행을 지극 정성으로 대접해준 과테말라 제2의 재벌이다.(관련기사 4면)

이미 한국과의 전화통화를 통해 전 교역자 및 성도들이 금식하며 목사님의 안위를 위해 기도하고 있다는 소식은 들은 터이지만, 정말 기도의 위력은 대단했다. 드넓은 대지에 새로 건축한 후안의 저택은 입구부터 무장경호원들이 지키고 있었고, 그 집에 종사하는 모든 후안의 종업원들이 목사님의 일거수일투족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떠나지 않고 봉사해주었다.

한국을 떠나기 전, 안전의 문제가 우려된다는 정보로 모두가 걱정하고, 심지어는 측근 장로들조차 ‘그런 위험한 곳을 왜 가시려하느냐’고 만류할 정도였다. 그러나 목사님이 하나님의 일을 함에 있어, 언제 한 번 결정된 사안에 대해 그런 정보들로 인해 뒤로 물러나거나 피하신 적이 있던가. 이는 단지 악한 마귀가 두려움에 불과하다. 하여 목사님은 모든 성도들에게 금식으로 기도해줄 것을 요청하시고 담담히 과테말라로 향하신 것이다.

그런데 우리가 현지에 도착해서 들은 소식은 참으로 놀라웠다. 집회를 방해하던 사람들 가운데 4명이 각종 사고로 사망했고, 마피아에 관련되었던 자들이 모두 구속되는 사건이 도착 바로 전날 발생했다는 것이다. 성도들의 합심기도에 응답하신 하나님께서 사전 정지작업을 말끔히 해주신 셈이다. 이 소식을 듣고 목사님은 ‘정말 성도들의 기도로 살고 있음을 절감한다’고 말씀하셨다.

사실 과테말라는 총기소지가 합법이고 심지어는 청년들조차 집에 총기 하나쯤은 갖고 있다고 한다. 실제로 후안의 가내 종업원 200명 가운데 절반은 모두가 총기로 무장을 하고 있었다.

과테말라는 멕시코 남쪽에 위치한 중미 국가로 면적은 한반도의 절반 정도이고, 인구는 약 1,400만 정도이다. 좌우파간의 40여년에 걸친 오랜 내전에 국력이 소진되어 국가경제는 아직 후진성을 면치 못하고 있다.

그들의 고단한 삶 때문인지, 이번 집회에 몰려든 말라카탄 시민들은 눈물로 하나님을 갈망하고 있었다. 말라카탄 시장도 참석한 이번 집회는 이 도시 역사상 가장 많은 인파가 몰렸다고 하는데, ‘선물을 나누어준다고 해도 이처럼 많이 모이지 않는다’는 말라카탄 시장의 말을 빌리면 아마 더욱 쉽게 이해가 되리라 믿는다. 인구 12만의 작은 도시에서 축구장을 가득 메울 만큼 인파가 몰렸으니 그들이 스스로 놀랄 만도 했다.

집회 첫날, 오후에 들자 마치 열대지방의 스콜처럼 천둥 벼락을 동반한 폭우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야외집회를 열 때마다 반복되는 현상이지만, 워낙 빗줄기가 강하다보니 은근히 걱정이 된다. 간절한 기도가 절로 나온다. 집회장으로 가기 위해 숙소를 나서자 비는 거짓말처럼 멈춰있었다.

집회장은 촉촉이 젖어 있었고, 그로인해 준비가 늦어지고 있었지만, 날씨만은 선선하니 아주 좋은 조건이었다. 구름기둥으로 역사해달라는 기도에 그것만으론 부족한지 달궈진 대지를 강한 비로 적셔주신 하나님의 섬세한 배려가 느껴졌다.

만일 하나님이 우리를 위하시면 누가 우리를 대적하리요(롬8:31)

그런데 참으로 신기한 것은 비가 매일 같이 집회 시작 전에 쏟아졌다. 첫날은 오후 6시 이전에 멈췄다지만, 이튿날부터는 찬양인도 중에 뿌려댔다. 그것도 조금 내리는 정도가 아니라 소나기성 폭우로 말이다.

그런데도 자리를 뜨는 사람은 없었다. 모두가 준비한 우산이나 비닐을 뒤집어쓰고 집회에 집중하고 있었다. 그리고 매일 같이 목사님이 집회장에 도착하기 전에 비는 깨끗이 그쳤다.

하나님을 믿는 삶이 바로 이렇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나님을 믿는 우리의 삶 가운데 위기는 늘 있다. 그러나 하나님은 그 위기로 우리를 망하게 하시지 않는다. 아무리 악한 마귀가 짓고 까불러도 우리가 기도하고 계획한 일들은 순조롭게 진행된다. 소나기가 내려 사람들이 다 떠날 것이라고 우려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결과적으로 소나기는 아무런 영향을 끼치지 못했다.

오히려 날씨만 선선하게 해주었을 뿐이다. 정말 하나님의 뜻대로 살려는 자들을 위해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룬다는 말씀(롬8:28)이 어찌 그리 정확한지 모르겠다.

후안이 1억 5천만 원을 드려 준비했다는 집회답게 단상 설치나 음향 및 조명 설치는 역대 중남미 집회 가운데 단연 최고였다. 그러나 조명을 현란하게 비추다보니 정작 회중이 잘 보이지 않았다. 목사님은 집회 관계자들에게 이 부분을 지적하셨다.

“우리는 지금 무슨 쇼를 진행하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여기 즐기러 온 것이 아닙니다. 지금 이곳은 하나님이 성령으로 역사하시는 거룩한 자리입니다. 설교자와 회중이 서로 마주보며 영혼의 교감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회중석이 밝게 보이도록 조치하기 바랍니다.”

이제 전쟁이 시작되었다. 치열한 영적 전쟁이 과테말라 말라카탄 축구장에서 벌어지고 있었다.

그러나 ‘기도는 응답 받고 하는 것이고, 전쟁은 이겨놓고 싸우는 것’이라는 목사님의 말씀처럼, 이 전쟁의 승기는 철저히 우리에게 있었다. 지금 금식하며 기도하고 있을 우리 한국 후방부대의 폭발적인 지원을 힘입어 이미 전쟁의 기선을 완전히 제압해놓았기 때문이다. 이제 하나님의 영광만이 찬란히 드러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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