링 위에 오른 자는 도와줄 자가 없다
기대 이상의 성과였다. 그러나 아주 힘겨운 집회이기도 하였다. 영어권 통역을 해오던 임훈 박사가 아프리카 가나 집회에 다녀온 후 탈이 나는 바람에 바로 이어 속개된 말레이시아 페낭 집회에 참여할 수 없게 된 것이다. 그래서 그동안 수차례 해외집회 경험도 있고 인도의 세 차례 집회를 성공적으로 수행해온 임윤석 사장에게 통역을 맡기기로 하였다.
처녀출전인 셈인데 본인은 물론 목사님도 어찌 걱정이 앞서지 않을 수 있었겠는가. 목사님은 모든 성도들에게 이 사실을 알리고 통역관을 위해 합심하여 기도해 줄 것을 강력히 요청하셨다.
하나님의 일은 하나님이 하신다. 링 위에 오르는 고독한 복서의 심정으로 애통하며 몸부림치며 기도하지만, 결국 그 일을 이루시는 분은 하나님이심을 더욱 절감한다. 목사님은 밤잠을 설치시며 침대에 누워볼 새도 없이 오직 기도에만 전무하셨다. 그만큼 절박한 상황이었다.
아무리 물건이 좋아도 포장이 엉망이면 누가 그 물건을 사겠는가. 아무리 목사님의 능력 있는 설교래도 통역관이 제대로 임무를 수행하지 못하면 이 집회는 망하는 것이다. 늘 집회를 앞두고 통역관을 위해 기도하지만, 이번처럼 간절히 기도해본 적도 없을 것이다. 임 사장 스스로도 신앙생활을 시작한 이후로 이처럼 절박한 기도를 해본 적이 없다고 고백한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을 보고 계시는 하나님이 어찌 그 애통하는 기도에 위로해주시지 않겠는가.
말레이시아는 다민족 국가다. 말레이족과 중국인, 인도인 등으로 구성되어있고 따라서 언어도 영어, 중국어, 말레이어를 혼용하고 있다. 방송에도 영어방송과 말레이어 방송이 따로 있을 정도이다. 그만큼 다양한 구성원이 혼재하는 나라다. 공항에 마중 나온 티오의 말을 들어보니 집회 준비에 애로가 많았던 모양이다. 아무래도 회교국가다보니 광고에서부터 제약사항이 많았다. 정식 집회 명칭도 쓰지 못하고 목사님의 얼굴도 알릴 수 없었다고 한다.
따라서 주로 목사님의 집회를 담은 VCD를 돌리면서 1대1 전도로 광고했다고 한다. 그런데 집회 시작을 앞둔 5일 저녁, 우리는 이번 집회에 참여한 목회자들의 환영만찬에 초대를 받았다. 도착하여 보니 많은 목회자들이 자리하고 있었다. 사회자의 소개를 듣고 보니 영어권 교회, 중국권, 인도권, 말레이권 교회들이 모두 연합하고 있었다. 특히 우리는 그곳에서 이 모든 목회자들의 연합을 추진하며 순복음 실업인 선교회(FGB)를 인도하는 에드먼드 찬(Edmund Chan) 회장을 만날 수 있었다.
그는 3년 전, 목사님의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 집회 실황을 비디오테이프로 접하고 크게 은혜를 받았다고 한다. 그리고 그 후 3년간 목사님을 모시기 위해 기도만 하고 있었는데, 싱가포르 비홍 집사와 연결된 티오 집사를 통해 페낭 세미나 건을 알게 되었고, 기도의 응답으로 받은 그는 장소 임대 및 모든 진행 비용 일체를 부담하며 적극적으로 집회를 준비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비디오테이프 하나가 도화선이 된 것이다(관련기사 4면).
회교 국가인 말레이시아는 예상보다 뜨겁게 하나님을 사모하고 있었다. 목사님도 적이 놀라신 표정이었다. 지난 해 싱가포르 집회 정도의 수준으로 생각하고 왔는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그들의 열의가 보통 아니었다. 목사님도 더욱 긴장하시는 모습이었고 통역관 임 사장도 전의를 새롭게 하는 모습이었다.
집회 첫날, 썬 샤인 스퀘어(Sunshine Square) 빌딩에 마련된 집회장은 입추의 여지없이 수많은 인파로 가득 찼다.
영어, 중국어 3자 통역으로 진행되었다. 단상에 올라 바짝 날을 세우신 목사님의 긴장된 모습을 보며 만만치 않은 전쟁이 시작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링 위에 오른 자를 누가 도울 수 있겠는가. 오직 하나님만 의지하며 전의를 불태우는 수밖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