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6호 목차 › 특별기획
나는 철새로 살련다
356호 · 2006-12-20
나는
철새로 살련다
광활한 대륙을 훨훨 날고
끝없는 대양을 거침없이 횡단하는
나는
철새가 되련다
오늘은 이곳
내일은 저곳
비록 정처가 없어도
나는 좋다
안식이 없고
작은 몸 하나 누일
둥지가 없어도
그래도 나는 좋다
편안을 거부하는
처절한 몸부림
철새의 날개 짓이 군무(群舞)일 수 있을까
살기 위한 투쟁일 수밖에
비바람에 날개가 찢어진들 어떠랴
철새의 운명인 것을
너른 대륙을 다 가도록
머무를 곳 없어도
망망한 대양을 다 넘도록
쉴 곳 없어도
나는 그래도 철새로 살련다
바람이 머무는 곳에
나도 머물고
태양이 잠드는 곳에
나도 잠드니
안쓰러운 마음이야
뉘게 하소연할까
그래도
나는 철새 되어 날련다
새로운 먹이를 찾아
미지의 땅을 찾아
나는 철새 되어 날련다
뉜들 대륙을 횡단하는 알싸한 맛을 알까
뉜들 대양을 누비는 짜릿한 기분을 알까
고통인들 나를 잠재울쏘냐
조롱한들 내가 머무를쏘냐
가진 것이 없어
더 높이 나는
미련이 없어
더 멀리 가는
나는 철새로 살련다
계절이 벗 되고
바람을 동무 삼아
나는 철새 되어
날으련다
아주 높이
아주 멀리
목회 22주년에 즈음하여 2006년 12월
싱가포르 에어라인에서 붕우(朋友)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