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신이 먼저 안다
벌써 오래된 일이다. 당시 나는 육영사업과 사업을 병행해가면서 열심히 교회 일을 할 때였다. 하루는 집에 도착하니 집문 바깥까지 꽹과리 소리며, 딸랑이 소리며 아무튼 심상치 않은 소리가 담을 넘어 들려왔다.
대문이 열려 있어 무슨 일인가 싶어 급히 들어가 보니 이게 웬 일인가. 집 안에서 무당이 푸닥거리를 하고 있는 것이다. 무당은 딸랑이를 흔들며 여기저기 왔다 갔다 하고 있고, 우리 어머니는 두 손을 열심히 비비며 귀신에게 빌고 있었다. 나는 황당하기도 하고, 동네 창피하기도 했다. 아니 지금이 어느 세상인데, 그리고 아들이 명색이 교육 사업에 손을 대고 있는데…
나는 도저히 참을 수 없어 소리를 질렀다. “당장 그만 두지 못해!” 그런데 무당이 나를 돌아보며 그러는 거다. “아니, 저거 목사 새끼 아니야?” 분명 나를 향해 말했다. 그 때 나는 평신도였고, 신학을 하겠다는 마음조차도 먹지 않았을 때다. 그래서 나는 무당에게 “누가? 내가?” 했더니 무당이 “그래, 너.” 했다.
귀신이 하나님의 사람을 먼저 알아본다. 예수님이 거라사인 땅에 이르렀을 때 귀신 들린 자가 예수를 보고 부르짖었다. “지극히 높으신 하나님의 아들 예수여, 나와 당신과 무슨 상관이 있나이까.” 대제사장과 서기관들, 관원들, 그리고 예수의 제자들까지도 아직 예수님이 누구신지 파악하지 못했을 때 귀신은 예수님을 알아보았다. 어두운 곳에 있는 자는 밝은 곳에 있는 자가 잘 보이기 때문이리라.
귀신이 당신을 향하여도 그렇게 말해야 옳다. “저는 하나님의 자녀다.” 그러나 당신의 심령에 불이 꺼져 새까맣다면 귀신이 친구하자고 할 거다. 그러니 늘 성령의 충만함을 입어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