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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것을 찾는 것이 지혜다

344호 · 2006-09-28

러시아 모스크바 공항 출입국 관리소 직원들은 여전히 강압적이었다. 전산네트워크의 오류로 검색이 완료되지 않은 것을 이유로 입국자를 한쪽에 무한정 세워놓기에 이에 영문을 몰라 이유를 물으니 화난 얼굴로 “좀 기다리시오.”라는 말만 반복한다.

미국이나 유럽 등의 나라에 도착하면 처음으로 느껴지는 것이 참으로 밝은 인상들이다. 얼굴만 마주쳐도 미소로 답해주고 공무원들의 태도도 매우 친절하다. 사람들이 자유의 공기를 원하는 까닭도 바로 여기에 있는 것 같다. 상대에게 웃음을 주면 그 기쁨이 전염되고 확산되는 단순한 진리를 왜 모르는 것일까?

입국수속에만 1시간 반이 넘게 걸려 나가보니 슬라바 목사의 이모인 루드밀라가 반갑게 맞아준다. 무려 5시간을 공항에서 기다렸다고 한다. 전달이 좀 잘못된 관계로 그런 것이지만, 한편 미안하면서도 참으로 고마웠다. 그녀는 참으로 활달한 성격으로 한국말은 잘못하지만, 아는 몇 마디 한국어로 상대를 아주 즐겁게 할 줄 아는 기술을 갖고 있었다. 상대를 아끼는 진실한 마음만 있다면 언어소통쯤은 문제가 되지는 않는 것 같다.

이튿날 우크라이나로 떠나기에 앞서 호텔에서 아침을 먹는데, 식당에는 중국인 관광객들로 북새통이었다. 자리를 찾아 앉자 주문을 하지도 않았는데 종업원이 음료와 간단한 식사를 갖다 준다. 영문도 모른 채 아침식사를 마치고 계산을 하려했더니 중국인들이 다 지불했다고 한다. 아마 우리를 중국인 관광객으로 오해한 모양이었다. 쓴웃음을 지으며 목사님께 설명을 드렸더니 그러나 돈을 지불하라 하셨다. 몰랐으면 모를까 정황을 안 이상 그냥 가서는 안 된다고 하셨다.

출국수속을 밟는데 미화 3,000달러 이상은 갖고 나갈 수 없다고 한다. 만약 그 이상을 소지한 경우 신고를 하고 세금을 물어야 하고, 신고하지 않았다가 걸리면 모두 압수하겠다고 으름장을 놓는다. 달러의 외국유출을 극도로 제한하겠다는 푸틴 정부의 정책이라고 루드밀라가 귀띔해준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불편한 관계가 이러한 금융제재 형식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 같았다. 우크라이나 정부가 러시아 정부에게 대들었다가 낭패를 당하고 있다고 한다. 유전이 없는 우크라이나에 러시아가 가스공급을 중단해버리면 이제 막 경제가 살아나고 있는 우크라이나로서는 치명타가 아닐 수 없다. 국가 간의 외교에 있어 자존심만이 능사가 아니다. 국가생존의 문제를 몇몇 위정자들의 자존심 때문에 그르칠 수야 없는 것 아닌가. 국민의 자존과 실리를 위해 외교적 지혜가 필요한 것이다.

모스크바 공항의 검색도 보통 엄격해진 것이 아니었다. 이제 항공기 테러의 위협은 지구촌 전체의 문제가 되고 있는 것 같았다. 약 2시간을 날아 드네프로페트롭스크 공항에 도착하였다. VIP실을 통해 슬라바 목사의 얼굴을 보니 소굴을 빠져나와 고향에 돌아온 느낌이었다. 공항에는 드네프로 예수중심교회 교인들이 늘 그래주었듯이 전통의상을 입고 갓 구워낸 빵을 들고 나와 환영해주었다.

또한 니꼴라예프의 니꼴라이 목사 부부, 다니엘 목사 부부, 장꼬이의 이겨라 목사도 나와 주었다. 목사님을 보고 기뻐 어쩔 줄 모르는 성도들과 수백km 떨어진 그 먼 곳에서 목사님을 영접하기 위해 찾아준 그들의 모습을 보니 이제 우크라이나가 너무나 정겹게 느껴진다. 슬라바 목사 사택에서 점심식사를 하는데 니꼴라이 목사가 또 기쁜 소식을 전해준다. 오데사 집회 때 목사님을 차로 모시며 식사를 대접하며 물심양면으로 집회를 도운 니꼴라이 목사 교회 사업가들이 사업이 번창하여 큰 복을 받았다며 차도 새로 구입하고 서로 돈을 모아 니꼴라이 목사를 위해 집도 지어줬다는 것이다. 목사님은 이게 다 니꼴라이 목사의 믿음이라고 말씀하셨다. 맛을 본 니꼴라이 목사는 떠나면서 기도해달라고 머리를 숙였다.

목사님은 그를 위해 간절히 기도해주셨다. 니꼴라이 목사를 위해 기도할 때마다 온몸의 진액이 다 빠져나가는 것 같다고 말씀하신다. 그만큼 그의 믿음의 갈망이 크다는 반증이겠다.

자파로시와 멜리토폴 집회에 앞서 목사님은 드네프로 예수중심교회에서 수요저녁예배를 인도하셨다. 성전을 가득 메운 성도들의 찬양이 떠나갈듯 하였다. 작년에 왔을 때보다 많이 부흥되었고 교회조직도 잘 정비된 모습이었다. 목사님이 입장하시자 어린 성도들이 줄을 지어 ‘예수님 찬양’을 부르며 환영해주었고, 단에 오르자 모든 성도들이 환호성을 지르며 박수로 맞아주었다. 목사님은 세계 어디에서도 이런 환대를 처음 받아본다며 기뻐하셨다. 그리고 설교를 통해 “자신의 달란트를 찾아라”고 말씀하셨다.

‘하나님이 주신 달란트를 찾아 일하는 것처럼 신명나는 일이 없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길이 아님을 알면서도, 혹은 오리무중인 상태에서 힘겹게 살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눈이 코가 될 수 없고, 코가 귀가 될 수 없다. 백합이 장미가 될 수 없고, 참새가 독수리가 될 수 없다. 큰 그릇이든 작은 그릇이든 다 쓸모가 있기에 만들어놓은 것이다. 깨끗하기만 하면 주인이 그 용도대로 쓸 것이다. 남의 떡이 커 보인다고 내 것이 아닌데 달려들었다가 많은 사람들이 고통 속에 허덕인다. 큰 그릇이 반드시 좋은 것만은 아니다. 작은 그릇이라도 주인이 아끼는 그릇이 있는 법이다. 하나님은 다 필요하셔서 각양각색으로 만드신 것이다.

너의 그릇을 알아야 용도도 알 수 있다. 그러므로 이것이 아니다 싶으면 빨리 궤도를 수정하는 것이 지혜다. 너의 달란트를 찾아라. 그래야 네 인생을 성공적으로 만들어갈 수 있다.’

설교를 마치고 통성으로 기도하였다. 더러운 귀신들이 소리를 지르며 떠나갔다. 목사님은 모든 성도들을 위해 일일이 머리에 손을 얹고 기도해주셨다.

모스크바에서 날아와 쉴 겨를도 없었지만, 목사님은 저녁 집회를 인도하시며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고 계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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