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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유한 자는 땅을 기업으로 받으리니

341호 · 2006-09-06

제정 러시아가 레닌에 의해 공산화된 이후 다시 고르바초프에 의해 개방되고 1991년 구소련이 붕괴된 이후까지 수많은 러시아계 사람들이 자유를 찾아 미국으로 들어왔다. 20세기 초반부터 말까지 미국에 발을 들여놓은 이민자 수는 대략 1,500만이나 된다. 이들은 미국 전역에 흩어져 뿌리를 내리고 있는데 주로 건설업에 종사하고 있다고 한다.

자유가 얼마나 값진 것인지 그들은 러시아를 사랑하고 러시아가 그립지만 다시 돌아갈 마음은 없다고 입을 모은다. 자유와 기회의 땅 미국이 그들에게는 축복의 가나안인 셈이다.

이번에 방문한 밴쿠버는 미국 서북부 워싱턴 주에 소재한 인구 40만의 작은 도시이다. 캐나다 밴쿠버가 워낙 유명한 관계로 밴쿠버에 간다고 하면 다들 캐나다에 가는 줄 안다. 서북부의 유명한 도시 시애틀에서 차로 약 2시간 반 걸리는 이 도시는 아주 깨끗하고 조용한 느낌이다. 우리가 그곳에서 만난 진리교회(Church of Truth)의 담임 세르게이 목사도 이 도시와 비슷한 인상을 풍기고 있었다.

세르게이 목사는 약 16년 전, 구소련이 붕괴되기 전에 미국 땅을 밟았다. 그는 시베리아 블라디보스토크 근처 북한과 마주한 국경지대에서 군복무를 한 적이 있었는데, 그곳에서 만난 북한 군인들이 너무도 헐벗고 못 먹으며 고생하고 있었다고 한다. 그들이 너무 불쌍하여 보다 못한 세르게이 목사는 입고 있던 외투를 벗어주기도 했다며 안타까운 표정을 짓는 것이었다. 그가 오늘날 이국땅에서 1,000여명을 이끄는 목회자로 성장한 이유를 알 것 같았다. 목회자의 가장 큰 자세인 사랑이 그 안에 가득 자리 잡고 있었다.

그는 12년 목회를 해오고 있는데 이번에 교회를 새로 인수하여 단장을 마치고 그 기념으로 목사님을 초청하여 집회를 갖게 되었다. 사실 그는 지난 1월 새크라멘토 집회 때 찾아와 목사님께 교회 문제로 기도를 받은 적이 있다. 교회를 인수하는데 자금이 부족하여 난항을 겪고 있던 그는 새크라멘토 집회에서 큰 은혜를 받고 기도를 요청하였다.

슬라바 목사와 함께 구소련의 영혼들을 구원하겠다고 기도를 멈추지 않던 목사님은 사실 새크라멘토 집회를 경험하며 하나님의 놀라운 섭리를 느꼈다고 말씀하신 적이 있다. 그 많은 러시아계 이민자들이 미국 땅에 들어와 있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는데, 그들까지도 기억하시고 구원의 손길을 펼치시는 하나님의 깊은 사랑을 알게 된 까닭이다. 하나님의 깊고도 넓은 사랑을 우리가 어찌 측량할 수 있을까.

당시 세르게이 목사가 목사님께 기도를 받게 된 경위는 이러했다. 교회 건물도 없이 계속 임대로 쓰다가 교회가 부흥 성장하고 재정이 늘어나며 교회 건축을 결심하게 되었다. 세르게이 목사는 빠른 시일 내에 자금을 확보하고자 선교비 지출을 끊었었다고 한다. 매우 인간적인 생각이었지만, 그 때는 교회 건축만 눈에 보였던 까닭이었으리라. 그러나 하나님은 이를 기뻐하지 않으셨다. 기도하는 중에 하나님께 호된 꾸지람을 듣고 이후로 오히려 선교비를 더욱 늘렸다고 한다.

그랬더니 어느 날, 전혀 생각도 못했던 교회 건물이 나타났다. 농구장으로 쓰던 건물인데 300만 달러에 팔겠다고 나온 것이다. 주차장도 넓고 주변 환경도 그만이었다. 그러나 계약금으로 60만 달러를 내라는데 당장 그만한 현찰이 없었다. 그는 계약금을 지불할 시한을 정해놓고 기도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어느 회사가 당장 현찰 300만 달러를 줄 테니 그 건물을 팔라고 했다는 것이다. 위기였다. 계약금을 지불해야할 시한은 다가오고 있었지만, 하나님밖에는 의지할 곳이 없었다.

그러던 차에 새크라멘토 집회에 참석하여 은혜를 받고 목사님께 기도를 받았다. 목사님은 그를 위해 간절히 기도해주셨다. 다시 밴쿠버로 돌아온 세르게이 목사에게 기적이 기다리고 있었다. 계약금 60만 달러가 준비된 것이다. 그리고 나머지 잔금은 30년 상환으로 갚기로 했다. 하나님이 주신 것이 어디로 가겠는가. 세르게이 목사는 기도해준 목사님께 사의를 표하며 공사가 마무리되어가는 교회 구석구석을 안내해주었다. 이번 집회가 공사를 마치고 새 교회에서 여는 첫 집회란다.

겉보기에는 별로 커 보이지 않았는데 안으로 들어가 보니 상당히 넓었다. 성전, 사무실, 교육관 등 교인들과 함께 꾸며놓은 모습에 스스로 감격스러워 하는 듯했다. 목회 12년 만에, 그것도 미국 땅에 들어와 일구어놓은 결과이니 어찌 감격스럽지 않을 수 있으랴.

집회 전날 저녁에는 교인들이 지어주었다는 교외 저택으로 우리를 초대하여 만찬을 베풀어주었다. 보면 볼수록 참으로 겸손한 종이었다. 온유한 자가 땅을 기업으로 받는 복을 누린다더니 바로 세르게이 목사가 그 복을 받고 있었다. 교회도 집도 다 하나님이 마련해주신 셈이 아닌가.

또한 교회 성도들을 보면 그 담임목사를 알 수 있는 법인데, 긴 설교시간 동안에도 성도들은 자리를 뜨지 않고 말씀에 귀를 기울이는 모습이었다. 주일예배를 보통 서너 시간 들인다고 하니 그만큼 잘 교육되어진 성도들이다. 또한 예배를 담당하는 각 파트의 일꾼들도 매우 일사불란한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었다. 조직이 아주 잘 짜여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 목사님은 세르게이 목사가 교인들을 잘 가르쳤다고 칭찬하셨다.

성공리에 집회를 마치고 늦은 밤 숙소로 찾아온 세르게이 목사 부부는 나무로 된 도자기를 선물하며 감사를 표했다. 목사님은 참으로 귀한 선물을 해준데 진심으로 감사를 표하고 세르게이 목사 부부를 내년 목회자 세미나에 초청하셨다. 진실과 진실이 교감하는 아름다운 장면이었다. 진실은 진실된 자에게 통한다는 말을 되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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