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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3호 목차 › 선교기행

이제 무엇을 먹고 사나요?

333호 · 2006-07-12

시베리아 크라스노얄스크 집회는 우리의 해외집회 역사상 가장 힘겹고 고통스런 시간으로 기억될 것이다. 집회 전부터 현지의 극심한 방해와 핍박의 소식이 들려와 각오는 하고 있었지만, 상상외로 거센 저항에 결국 집회까지 취소되는 초유의 사태를 맞아야 했다. 물론 국내에서는 이런 경험이 없지 않다.

그러나 그 때마다 목사님께서는 강하고 담대하게 맞서 집회를 강행하시곤 하였다. 그러나 이곳은 사정이 달랐다. 일단 집회 허가서를 받지 못한 상태라 법적인 근거를 갖고 있지 못했다. 그러나 하나님이 하라시면 물불을 가리지 않는 목사님의 성격을 누구보다 하나님께서 잘 아시는지라, 이 일로 번민하며 기도하시는 목사님께 하나님께서는 말씀-‘권세자에게 순복하라’(롬13:1)-을 보내사 위경에서 건져주셨다.(지난 주 1면 기사 참조)

그러나 그들은 이에 멈추지 않고 스테판 목사를 따로 불러 협박을 가하고 폭행까지 서슴지 않았다. 목사님은 그런 스테판 목사를 사모와 함께 불러 밥을 사주시며 하나님의 위로를 전해주셨다. 이제 이 집회를 마치고 나면 교단에서도 쫓겨나 설 땅이 없어지게 될 그들이었다. 목사님은 스테판 목사에게 자신의 21년 목회 경험을 전해주시며 더욱 강하고 담대하라고 권면해주셨다. 그리고 스테판 목사의 이름을 여호수아(러시아어로 이수스 나빈)로 바꿔주셨다.

머리에 손을 얹고 성령에 충만하여 기도하시는 목사님의 두 손을 스테판 목사는 강하게 부여잡고 눈물을 흘리는 것이었다. 이제 우리가 떠나고 나면 교단에서 제명되고 정식 등록된 교회를 이끌어갈 수 없는 처지가 될 것이다. 러시아 종교법은 우리와 달라서 교단의 허락 없이는 개교회를 정식으로 설립할 수 없다. 교단의 입김이 매우 거세다. 러시아 정교회로부터 나온 전통이 아주 강력하게 자리 잡고 있어서 목회자들이 교단의 눈밖에 나가지고는 목회를 할 수 없다고 한다. 그런 상황인지라 이 집회를 강행하는 것이 스테판 목사에게는 정말 목숨을 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스테판 목사의 사모는 목사님께 조용히 다가와 ‘그럼 이제 앞으로 우리는 무엇을 먹고 사나요?’하며 매우 걱정스럽게 물었다. 젊은 부부로서 당연히 갖게 되는 근심이 아닐 수 없었으리라. 목사님은 사모의 손을 꼭 잡아 주시며 ‘하나님께서 지켜주실 테니 두려워하지 말고 놀라지 말라’고 격려해주셨다. 그러자 스테판 목사의 사모가 이번 집회를 앞두고 경험했던 일들을 고백하는 것이었다.

남편과 함께 이번 집회를 위해 기도하던 중에 한 이상을 보았는데, 목회자들이 모여서 기도를 하고 있더란다. 모두가 한 색깔로 보였고 한마음으로 기도하는 것처럼 보였다. 그런데 이초석 목사님이 그 자리에 나타나시자 마치 비커에 부운 빗물이 맑은 물과 흙탕물로 나눠지듯 일순간 둘로 나뉘어 버리더라는 것이다. 그 이상을 보고 몹시 의아하게 생각하고 있었는데, 정말 목사님께서 이 땅에 오시자 그 이상대로 동일한 현상이 빚어지고 있는 것을 알게 되었다는 것이다.

진실로 하나님의 위로였다. 만일 이런 이상을 보지 못했다면, 이 사모가 겪게 될 충격이 몹시 컸을 텐데, 하나님께서는 미리 아시고 보여주신 것이다. 사실 목사님으로서도 현지에 와서 가장 걱정되는 부분이 스테판 목사의 사모였다고 술회하셨다. 스테판 목사야 하나님의 종으로서 가야할 길을 가고 있는 것이지만, 만일 사모가 이를 받아주지 못하면 한 가정에 엄청난 태풍이 몰아치게 될 터인데 어찌 걱정이 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정말 세심하신 하나님께 감사하지 않을 수 없었다.

목사님은 스테판 목사 부부에게 조금도 두려워 말고 놀라지 말 것을 당부하셨다. ‘만일 하나님이 우리를 위하시면 누가 우리를 대적하리요’(롬8:31)라는 성경 말씀을 주시며, 이제 여호수아로 이름을 바꾸었으니 ‘강하고 담대하며 두려워하지 말고 놀라지 말라’(수1:9)고 약속하신 하나님의 말씀을 붙잡으라고 격려하셨다.

모스크바로 떠나는 우리를 배웅하기 위해 공항까지 따라 나온 그들은 목사님과의 이별을 몹시 아쉬워하며 목사님 말씀처럼 하나님 편에 서서 반드시 성공하는 목회자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목사님은 마지막까지 그들을 붙들고 요동하지 말고 하나님의 신실한 종으로 살아갈 것을 신신당부하셨다.

사람이 어찌 할 수 있겠는가. 비록 우리는 떠나지만, 주의 성령께서 언제나 그들과 함께 하시며 의의 길로 인도해주시고 보호감찰해주실 것을 기도하는 마음으로 모스크바행 비행기에 올랐다.

아마도 이번 집회를 준비하며, 또한 진행하며 겪게 된 혹심한 핍박과 고통을 그들이 진실로 하나님을 향한 순수한 열정으로 승화시키기만 한다면, 스테판 목사는, 아니 여호수아 목사는 시베리아에 우뚝 서는 하나님의 종으로 변화되고야 말 것이다. 하나님께서 지켜주시기를 기도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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