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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8호 목차 › 선교기행

열심히 일하면 잘 살지요

328호 · 2006-06-07

우크라이나 니콜라예프에는 약 5천여 명의 고려인들이 거주하고 있다. 주로 농업에 종사하고 있으며 한민족 특유의 부지런함과 성실함으로 상당한 부를 누리고 있다.

우리는 2년 전 니콜라예프 집회에서도 한 고려인 집에 초대를 받아 두부와 된장으로 구수하게 끓여낸 별미를 대접 받은 적이 있었다.

다 집에서 만든 된장과 두부인지라 그 맛이란 한국에서 사다 먹는 것 하고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이번에도 우리는 다니엘 목사의 니콜라예프 예수중심교회 교인인 니콜라이의 집에 초대를 받아 가게 되었다. 오데사 집회, 그리고 오데사와 니콜라예프를 두 번씩이나 오가는 강행군으로 심신은 매우 피곤했지만, 니콜라이 가족의 극진한 대접은 우리의 마음을 참 따뜻하게 만들어주었다.

니콜라이는 지금으로부터 12년 전 우즈베키스탄 타시켄트에서 50$와 가방 하나만 달랑 들고 이곳 니콜라예프로 왔다. 정부로부터 땅을 불하 받아 열심히 배우고 일하여 오늘날 230ha의 토지를 소유한 거농이 되었다. 사방 거의 2km에 가까운 큰 땅이다. 그는 그 땅에 양파농사를 짓고 있는데 한 해 동안 그 땅에서 수확되는 양파는 1ha당 4t씩 무려 1,000t가량이나 된다고 한다. 그러나 그 많은 양파는 수요자들이 직접 찾아와 산지에서 즉시 판매 출하되어 그가 한 해 벌어들이는 수익은 약 2억 원에 이른다. 우크라이나에서는 정말 큰돈이다.

현재 그는 은행가가 직접 지어 살고 있던 집을 인수하여 살고 있는데, 지상 3층, 지하 1층, 그리고 정원과 연회장이 달린 저택이다. 아들들을 출가시켜 다 내보내고 부부만 둘이 살고 있는데, 다들 가까이 살고 있어 저녁이면 아버지 니콜라이 집에 모여 식사도 함께 한다.

그는 해마다 2t이나 되는 양파 씨를 차에 싣고 목사님한테 가서 축복 기도를 받는다고 하는데, 그의 성실성과 부지런함, 그리고 커가는 부를 보며 주위에서는 3,000ha의 땅을 가지고 일해보라고 권유한다고 한다.

그는 요셉이 고센 땅에서 75명의 가족을 먹여 살렸던 것처럼, 약 40여 명의 가족을 먹여 살리고 있다. 현재 그는 자신의 농토를 친척들에게 나누어주고 자신은 차로 돌면서 지시만 하고 있는데, 이익을 남기지 못하는 처남에게서 과감히 땅을 빼앗는 바람에 아내와 일주일간 말도 안하고 지낸 일도 있다고 했다. 자수성가한 자들이 갖는 공통점이기도 하지만, 그가 이국타향에서 홀로 부를 일군 비결이기도 하리라.

니콜라이가 예수를 영접하게 된 것은 둘째 아들이 마약을 하다 회심하여 교회에 나가게 되었는데 결국 그 아들로 인하여 그도 교회에 나가게 되었고, 겨울에 빙판길에서 차사고가 났는데 차는 다 부서졌지만 차에 탄 본인과 가족은 상처 하나 없이 안전했다고 한다. 하나님의 보호하심을 체험하며 그의 신앙도 성장해가고 있었다.

목사님은 고려인이며 우리 교인이 이토록 잘 살고 있으니 마음이 아주 기쁘고 뿌듯하다며, 그를 집사로 임명하고 다니엘 목사와 함께 힘을 모아 고려인 5천명을 다 구원하는 역사의 주인공이 되라고 축복해주셨다. 그리고 나아가 고려인 5천 명이 모여 예배드릴 수 있는 교회를 건축해보라고 격려하셨다.

우리는 그 집에 두 번 초대를 받았다. 첫날 목사님은 집을 둘러보시며 이 집에서 하루 유하고 갈 수 있으면 좋겠다고 하셨는데, 정말 3일 후 다시 그 집에 들러 하루를 유하게 되었다. 니콜라이는 목사님에게 안방과 거실을 내드리고 일행에게도 방 하나씩을 배정해주었다. 침대 시트도 깨끗이 갈아놓고 푸짐한 음식으로 정성스럽게 대접하는 것이었다.

니콜라이는 잠시도 쉬는 법이 없었다. 집회를 마치고 돌아온 목사님을 위해 차를 끓여 정원에서 대접하고 아침에는 부지런히 정원을 청소하고, 아침 식사 후에는 점심식사를 위해 불을 피워 고기를 굽는 등, 정말 자기 집에 유하러 온 하나님의 종을 예수님 섬기듯 극진히 섬기는 것이었다.

처음 그 집을 찾아갔을 때, 목사님은 집을 둘러보시고, ‘우리 교인이 이렇게 잘 사니 내 마음이 너무 기쁘다’고 말씀하자, 니콜라이는 대뜸, “일하면 잘 살지”라고 어눌한 한국말로 대답하는 것이었다. 한국말이 서툴러 겨우 한 말이지만 그 뜻이야 당연히 ‘열심히 일하면 잘 산다’는 뜻일 터이다. 아주 평범한 만고의 진리요, 오랜 경험에서 묻어나오는 진솔한 말이 아닐 수 없다.

성경 잠언에 나오는 말씀이 조금도 다르지 않다. 부자가 되기 원하면 부지런히 일하라는 것 아닌가. 잔꾀나 일확천금을 누리는 술수는 오래 갈 수 없다. 속이지 않는 땅을 땀 흘려 일구어 하나님의 축복 가운데 풍성한 소산을 얻고 그 안에서 행복과 평화를 누리는 그의 모습이 참 아름다워 보였다.

이스라엘을 향해 떠나기 위해 점심을 먹고 차에 오르자 니콜라이는 땅에서 바로 따온 오이와 된장, 고추장을 비닐봉지에 싸주며 이스라엘에 가서 드시라고 내민다. 농산물이나 음식물을 다른 나라로 반입하는 것이 어려운 일이기에 다 가져갈 수 없다는 것은 알지만, 그의 순수한 정이 두툼한 손끝으로 전해오는 것만 같아 마음이 참 훈훈해지는 것이었다.

우크라이나의 푸르른 대평원을 달리며 머나먼 이국땅에 흘러들어와 갖은 고생을 하며 성실함으로 오늘의 부를 일군 고려인들의 저력이 새삼스레 깊은 감동으로 전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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