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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3호 목차 › 붕우칼럼

아름다운 가정

323호 · 2006-05-03

왜 하필 5월을 ‘가정의 달’이라고 했을까. 나는 가족끼리 야외로 나가 돗자리 깔아놓고 김밥을 먹으며 이런 저런 이야기꽃을 피우라고 아름다운 계절 5월에 가정의 달이 있다고 생각하고 싶다.

우리 가정에 턱없이 부족한 것이 있다면 대화다. 남편과 아내, 부모와 자녀, 그리고 형제자매끼리 전혀 대화가 없다. ‘허구한 날 보고 사는데 무슨 할 말이 있겠느냐?’고 하겠지만 사실 매일 보니까 할 말이 많을 수 있다. 몇 십 년 만에 만난 동창과 이야기 해봐라. 5분 이야기 하면 할 말이 없다. 왜? 공감대가 없기 때문이다.

“여보, 별 일 없었어?” “네.” 이렇게 끝나는 것은 대화가 아니다. “네. 별 일은 없었어요. 당신은요?” 하고 대화의 물꼬를 트다보면 대화의 방향이 정치로든 경제로든 흘러가게 될 것이고, 그렇게 하다보면 속내를 다 드러내고 허심탄회한 대화의 장이 열리게 될 것이다.

우리는 적절한 대화법을 모른다. 유교 사상 탓인지 어른 말에는 대꾸해서도 안 되고, 남편 말에 아내가 자기의 생각을 표출하면 나가버리기 일쑤다. 아내의 말을 무 자르듯 잘라버리는 남편, 아이의 말에 윽박질러 버리는 부모, 늙은 어미의 말은 귓전으로 흘려버리는 자식들이 깨달아야 될 것이 있다. 그것은 대화가 없으면 오해가 싹트게 되고, 오해가 길어지면 원수가 되며, 가정이 깨질 소지가 높아진다는 사실이다.

어린이날에 아이들에게 선물 사주는 것도 좋고, 어버이날에 외식도 좋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근본적인 문제, 대화의 단절을 해소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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