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시켁에서 온 편지
지난해 11월 키르기스스탄 비시켁에서 집회를 마친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석 달이 지났습니다. 항상 우리를 위해 기도해주시는 고국교회에 주님의 이름으로 감사드립니다.
집회가 끝나고 난 후, 신문과 잡지에 여러 번 신랄한 비평들이 실렸었으며, 저희는 여러 군데로부터 압력을 받기 시작하였습니다. 신문에 기사들이 보도되자, 사람들이 떠나기 시작하였고 우리를 돕던 많은 사람들도 외면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예배 때마다 빠져나간 성도들의 자리를 볼 때 제 마음은 불안해지기까지 하였습니다.
집회는 잘 끝났는데 이게 무슨 일인가? 교회는 힘이 없고, 예배는 능력을 잃어가고 있었습니다. 무언가 획기적인 돌파구가 필요했습니다. 고통 가운데 며칠을 보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밤, 기도 중 갑자기 지난번 집회 때 목사님께서 하셨던 말씀이 생각났습니다.
“가서 저 여우에게 이르되 오늘과 내일 내가 귀신을 쫓아내며 병을 낫게 하다가…, 야! 너는 성공한 사람의 말을 들어야 해 알았어?”
저는 설교내용을 전면 수정하기 시작했습니다. 한 주일에 1번씩 설교 때마다 목사님의 집회 테이프를 보여주기로 하였고 귀신을 쫓고 영적인 내용들을 설교하기로 계획하였습니다. 그러나 교회는 재정난에 처해가고 있었고, 우리는 통역 급여조차 지급할 수 없는 상황까지 가게 되었습니다. 몇 가지 물건들을 팔았습니다. 목사님께서는 늘 말씀하셨습니다.
‘위기는 곧 기회요, 위기 뒤에는 반드시 축복이 온다’고. 저는 생각을 바꾸기로 하였습니다. 통역을 쓰지 않고 러시아 말로 설교하기로 결심했습니다. 그러자 물론 찬성하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주위의 몇몇 사람들이 저를 보고 웃으며, 발음이 좋지 않아 남아있는 성도들까지 다 나갈 거라고 하였습니다. 힘이 빠졌지만 결심한대로 금요철야를 준비하였습니다. 큰 강당에 몇 명의 성도 밖에 없어서인지 분위기가 썰렁했습니다.
먼저 3년 전 타시켄트와 비시켁 집회 테이프를 보여 주었습니다. 그리고 테이프의 내용을 서툰 러시아어로 다시 설명했습니다. “잃어버린 자녀의 권세를 찾아야 한다. 예수님의 음성을 들으면 살아난다.” 오랜만에 ‘아멘’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리기 시작하였습니다. 예배가 끝나고 난 뒤에 ‘문제 있는 자들은 앞으로 나오라’고 하여 축복기도를 해주고 병든 자들을 위하여 귀신을 쫓자 예배의 분위기가 바뀌기 시작하였습니다. 예배 중 한 여자가 소리를 지르며, 나가떨어졌습니다. 처음 나왔던 사람들이 울먹이기 시작하였습니다. 서툰 러시아어 설교에도 성도들이 여기저기서 아멘하기 시작하였습니다. 굳었던 사람들의 얼굴에 기쁨이 돌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렇게 몇 주가 지나자 새로운 사람들이 다시 교회로 모여들기 시작하였습니다.
지난 주일에는 기대한대로 성도들이 지난 철야보다 더 많이 나왔습니다. 예배가 끝나고 봉사자들과 사무실에 모여 우리는 기쁨으로 흥분했습니다. 지금 저는 다시 꿈꾸고 있습니다. 5월말이면 지금 빌려 쓰는 강당을 다 채울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는 자주 잊고 삽니다. 내가 어디에 있는지, 내가 누구인지… 우리는 분명 예루살렘인입니다. 하나님은 우리가 꼭 이곳에 필요하기 때문에 이곳으로 부르셨습니다. ‘사단이 만일 사단을 쫓아내면 스스로 분쟁하는 것이니그리하고야 저의 나라가 어찌 서겠느냐’고 예수님은 말씀하셨습니다.
만일 우리가 우리교단에서 목사님과 다른 생각을 갖고 있다면 어찌 우리가 축복을 받겠습니까? 저도 한때는 복음이 문화의 옷을 입고 변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어떤 고상한 설교가 필요하다고 생각한 적들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시대가 아무리 변하고 인간의 생각이 달라진다고 해도 인간은 여전히 죄인이고 구원이 필요한 존재인 것처럼, 과학기술이 고도로 발달해도 병원과 병자들은 더 늘고 있으며, 영적인 문제들은 더욱 심각하게 대두되고 있습니다.
지난 2003년, 목사님의 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트 집회 후, 잠자던 중앙아시아의 교회들이 깨어나기 시작하였고, 음부의 권세들과의 영적싸움이 시작되었습니다. 타시켄트, 도이찌빠, 알마아타, 우랄스크…
지난 비시켁 집회가 끝난 후, 이곳 비시켁의 제일 큰 교단에서는 한 달 가까이 귀신에 대하여 설교하기 시작하였습니다. 목사님이 가시는 곳마다 영적 각성이 일어나고 있으며, 교회들이 잃어버렸던 권세를 다시 찾고 있습니다.
비시켁 예수중심교회는 이곳 무술만 땅의 중심에 서있으며 크고 작은 몇 개의 지교회를 갖고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이곳 무술만의 땅인 중앙아시아와 아랍권, 터키 쪽으로 200개의 교회개척과 선교사 양성을 위하여 기도하고 있습니다. 특별히 이 교회는 이 지역 공략을 위한 전초기지역할을 하게 될 것입니다.
91년 처음 목사님을 뵌지 벌써 15년이 흘렀습니다. 그동안 우리 목사님 머리도 많이 빠지셨고, 지난 집회 때에는 문득 문득 목사님께서 피곤해 하신다는 걸 느꼈을 때마다, 괜히 죄송스럽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야, 임마! 너 색깔이 분명해야 돼. 딴 생각 말고 한 우물을 파란 말이야”
어디서 금방 목사님께서 부르실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예수님은 구원의 소식을 전할 자로 우리를 선택하였습니다. 우리는 스스로 악과의 싸움을 위하여 멍에를 진 자들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예루살렘교단에 보내졌습니다. 우리는 분명한 예루살렘인이며, 우리는 분명한 태도를 취하여만 합니다. 우리교단은 음부의 권세를 이길 힘을 갖고 있습니다. 우리가 분명한 색깔로 이 한해를 계획하고 다른 곳으로 눈을 돌리지 않는다면, 우리 모두가 역사의 중심에 서는 축복을 받으리라 확신합니다.
김나빈 선교사 드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