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을 때가 출생할 때보다 낫다
“아름다운 이름이 보배로운 기름보다 낫고 죽는 날이 출생하는 날보다 낫다(전7:1)”
코끼리는 죽어 상아를 남기고 사자는 죽어 가죽을 남기며 사람은 죽어 이름을 남긴다고 말한다. 태어날 때는 모두가 무엇인가 잡아보려고 손을 움켜쥐고 나오지만 죽을 때는 모든 것을 놓고 가기 마련이다. 그렇다면 우리 하나님의 자녀는 과연 죽음 앞에서 무엇을 남길 것인가? 죽음 앞에 과연 무엇이 가장 소중한 것일까? 우리가 초상집에 가서 깊이 상념하게 되는 까닭이다.
지난 12월 12일, 우리 교단의 한명남 목사가 하나님의 품에 안겼다. 1997년 12월 14일, 설교 중 갑자기 쓰러져 반신불수의 몸으로 만 8년간 고통 받다가, 2주전 주일 마지막으로 “청결한 자가 주를 볼 것이다”라는 설교를 끝으로 아름다운 목사의 이름을 남기며 낙원에 들어간 것이다.
12일 밤 8시, 전국 교단의 교역자들과 제직들이 고 한명남 목사의 빈소가 마련된 전주 예수중심교회에 모였다. 총회장 목사님의 인도로 진행된 환송예배를 드리고 영정 앞에 헌화하며 고인의 명복을 빌고 유족들을 위로했다. 비록 추운 날씨에 곳곳에 눈발이 날려 교통이 어려움을 겪는 일기였지만, 많은 주의 종들과 교단의 제직들, 전주 예수중심교회 성도들이 함께 해주었다.
횐송예배를 인도하신 총회장 목사님은 설교를 통해 우리의 진정한 소망이 무엇인지 다시 한 번 일깨워주셨다.
“한명남 목사는 마지막까지 설교를 하다가 주의 품에 안겼습니다. 목사로서 이보다 더 복된 일이 없습니다. 저는 그 소식을 듣고 얼마나 감사하고 기뻤는지 모릅니다. 저 또한 소망이 있다면 예수의 종으로서 강단에 서서 설교하다가 주의 품에 안기는 것입니다. 저나 한명남 목사는 세상의 명예나 부를 좇아 보배로운 기름을 얻으려 애쓴 것이 아닙니다. 그는 아름다운 예수의 이름으로 기름부음 받은 예수의 종, 목사라는 아름다운 이름을 위해 살았고, 그 아름다운 이름을 남기고 하나님 품에 안겼습니다.
이보다 더 가치 있고 소중한 일은 없습니다. 대통령도, 국무총리도, 재벌의 회장이요, 사장이요, 박사요, 그 무슨 세상의 이름도 잠시잠깐일 뿐입니다. 그러나 예수의 이름으로 받은 이 아름다운 이름, 목사, 사모, 전도사, 장로, 권사, 집사의 이름은 영원하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소망이 무엇입니까? 바로 눈물도 슬픔도 고통도 가난도 질병도 없는 천국에 들어가는 것 아닙니까? 우리가 먼저 간 자들을 위해 슬퍼하기보다 기뻐해야할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그들은 지금 낙원에서 세상의 모든 짐을 벗고 안식하며 예수님과 천사들의 환영 속에 잔치를 벌이고 있습니다. 우리도 곧 그곳에 가고야 말 것입니다. 다시 만나는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슬퍼해서는 안됩니다. 물론 울자 말라는 것은 아닙니다. 생전에 남편이요, 아빠요, 동생이요, 형님이요 하며 제대로 해주지 못한 일들로 마음이 아플 수 있고 또 그로인해 안타깝고 슬플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의 죽음으로, 잠시잠깐의 이별로 슬퍼해서는 안된다는 것입니다. 가을의 낙엽이 바람에 날려 무참히 떨어져나가면서도 슬퍼하는 것을 보지 못했습니다. 그들은 자연의 순리에 순응하며 다시 부활할 봄을 기약합니다. 그 아름다운 봄에 다시 찬란한 새싹으로 돋아날 것을 소망하며 말입니다. 우리의 부활도 이와 같습니다. 지금 우리는 죽는 것이 아닙니다. 잠시 자는 것입니다. 우리를 만드신 분이 그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잠시 쉬라는 것입니다.
만왕의 왕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 재림 때 누구보다 먼저 부활하여 주와 함께 이 땅으로 돌아올 것입니다. 그러니 기뻐하고 기뻐하십시오. 소망이 없는 세상 사람들처럼 방성대곡하면 안됩니다. 기쁨으로 그를 환송해주고 더욱 그 신앙을 본받아 이 땅에서 아름다운 이름을 남기기 위해 최선을 다해 경주해가는 것이 우리 하나님의 자녀들이 마땅히 수행해야할 바입니다.”
총회장 목사님은 성경을 조목조목 짚어가며 죽음에 대하여, 천국에 대하여 가르치셨다. 세상의 명예와 부를 가진 자들이 모인 자리가 아니라 영원한 이름을 사모하여 세상을 뒤로하고 예수 그리스도를 따라 좁은 길을 가고 있는 주의 종들이 모인 자리였다.
죽는 날이 출생한 날보다 낫고 초상집에 가는 것이 잔칫집에 가는 것보다 나음은 우리가 보다 생을 깊이 있게 통찰할 수 있는 값진 시간을 주기 때문이다. 마음의 열락으로 시간을 허비하는 것이 아니요, 진실로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반성하며 다시 각오를 다지는 복된 시간을 주기 때문이다.
한번 유심히 생각해보라. 내가 죽었을 때 과연 어떠할까? 나는 과연 어떤 이름을 남기고 떠나갈 것인가? 내 죽음이 모두에게 소망과 기쁨과 도전을 주는 소리 없는 외침이 될 것인가? 아니면 사람들에게 쉬이 잊히는 초라한 장송곡이 되고 말 것인가? 우리가 하나님을 믿고 예수 그리스도를 따라 인생길을 감에 있어 우리의 소망이 이 땅뿐이라면 그 얼마나 불쌍한 자인가? 세상의 모든 명예와 부를 초개같이 버리고 하나님의 영광된 나라를 위해 달려가고 있는데 어찌 우리의 소망이 이 땅뿐일 수 있겠는가. 우리는 영원한 나라의 영원한 제사장이 되어 하나님과 함께 영원토록 왕 노릇하며 살아갈 소망 가운데 있는 하나님의 자녀들임을 잊지 말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