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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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5호 목차 › 잠언 에세이

남의 일에 간섭하지 마라

295호 · 2005-10-19

여보게,

자네 생각나는가? 언젠가 자네가 다른 사람들 바둑 두는데 훈수하다가 한 대 얻어맞은 것 말이야. 괜히 참견했다가 공매 한 대 맞았잖은가. 그 때 내가 누누이 자네에게 말했지. 제발 남의 일에 참견 좀 하지 말라고...

잠언에는 이렇게 말씀하고 있다네. 길을 지나다가 자기에게 상관없는 다툼을 간섭하는 자는 개귀를 잡는 자와 같다고 말이야. 생각해 보게나. 개는 귀 만지는 것을 굉장히 싫어한다네. 집에서 기르는 개도 귀를 만지면 으르렁거리는데 남의 개니 어떻겠나? 더욱이 그 개가 사나운 개라면 말이야.

내 집 석가래는 썩어 가는데 남의 집에 가서 감 놔라 대추 놔라 하는 자들처럼 어리석은 자는 없다고 보네. 내 가정, 내 기업을 돌보고 살피기에도 바쁜 세상에 왜 원치도 않는 남의 가정이나 사업에 참견을 하는가 말일세. 물론 상대가 원해서 조언을 해줄 수는 있지만 괜한 간섭은 욕을 먹기에 충분하지. 바울도 ‘다른 사람의 죄에 간섭치 말고 네 자신을 지켜 정결케 하라’고 말했고, 베드로도 ‘남의 일에 간섭하여 고난을 받지 말라’고 말했다네.

여보게,

자기 일도 제대로 못하면서 남의 일에 참견하는 것은 꼴불견이지. 자네가 그렇다는 것이 아니라 자네가 좀 자중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말하는 걸세. 오해하지 말게나. 남의 일에 간섭하기를 좋아하는 자는 자기 일에 대한 목적이나 방향이 없는 자라네. 내가 목적한 바가 있다면 그것을 향해 달려가기도 바쁠 것이 아닌가. 시내에서 운전할 때는 사방을 돌아볼 여유가 있지만, 고속도로에서 시속 100km로 운전할 때는 옆을 돌아다볼 여유가 없는 것처럼, 남의 일에 간섭하는 자는 할 일이 없거나 자기 목표가 분명치 않은 사람이지.

내가 말하는 것이 사회에 대해, 이웃에 대해 침묵하라는 뜻도, 무관심 하라는 것도 아니네. 쓸데없는 참견을 자제하라는 것이네. 자네가 끼어들 필요가 없는 것에 개입하지 말라는 뜻이야. 괜히 개의 귀를 만져 물리지 말라는 걸세. 물린 후에 ‘저 놈의 개새끼’ 그러지 말고, 쓸데없이 개귀 일랑 만지지 말게나. 친구로서 부탁일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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