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혜로운 자는 사람을 얻는다
해발 2,240m, 인구 2천만의 멕시코시티는 숨쉬기조차 버거웠다. 숨이 턱에 차는 느낌을 받으며 베라크루즈(Veracruz) 행 국내선 비행기에 올랐다. 약 1시간의 짧은 비행이었지만 십년을 감수한 비행이었다.
출발부터 교통사고를 경고하는 꿈으로 긴장하고 있었는데, 베라크루즈에 도착하여 항공기 출입구에 이른 순간 잠들어계신 총회장 목사님의 모습을 발견하고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늘 우리보다 먼저 만반의 준비를 하고 기다리시는 분인데…, 목사님을 깨우니 놀라운 말씀을 하신다. 비행기가 이륙한 뒤 화장실에 가셨다가 그만 정신을 잃고 화장실 바닥에 쓰러져 있다가 착륙 전에 깨어나 간신히 자리로 돌아온 뒤, 잠이 드셨다는 것이다.
멕시코시티의 산소부족과 그동안의 피로누적이 원인이었던 것 같다. 집회가 열리는 에밀리오 카란자(Emilio Carranza) 타운으로 가려면 다시 차로 3시간을 들어가야 한다는데, 우리는 공항에 나온 이 선교사와 상의한 후, 일정을 다음날로 미루고 우선 베라크루즈에서 일박하며 휴식을 취하기로 했다.
그 와중에도 이 선교사로부터 참으로 기쁜 소식을 들었다. 이 선교사가 관리하는 교회가 우루과이와 파라과이에서 날로 부흥 성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파라과이의 초석 빵집을 운영하는 로돌프는 사업이 날로 번창하여 이번에 건축헌금을 10,000달러나 내었고, 파라과이 엔까르나시온의 시장이었던 로헬리오는 내무장관으로 승격, 발탁되어 수도로 가 있다는 소식이다. 내년에는 대통령에 출마한다고 한다. 총회장 목사님의 기도가 차근차근 이루어져간다는 사실을 절감했다. 남미에 뿌린 씨앗들이 자라서 이젠 열매를 거두고 있는 것이다.
지난 해 11월의 베라크루즈 집회에 큰 은혜를 받고 식사를 제공하며 헌신했던 카르멘은 카란자 마을까지 총회장 목사님을 모시겠다고 나섰다. 그런데 다음날 아침 숙소로 그녀의 수양딸인 비리디아나가 찾아와 수양엄마 카르멘이 자기를 쫓아낸다고 한다며 총회장 목사님께 도움을 청해왔다. 카르멘은 두 친딸은 다 시집보냈고 비리디아나와 엘리사벳이라는 두 수양딸을 두고 있었다. 총회장 목사님은 점심식사를 마치고 카르멘을 불러 수양딸들을 마지막까지 잘 돌보라고 권면하며 간절히 기도해주셨다. 그들은 함께 눈물을 흘리며 예수의 사랑으로 하나가 되기를 약속했다.(관련기사 4면)
점심식사를 마치고 우리는 다시 베라크루즈에서 북쪽으로 약 100여km 떨어진 에밀리오 카란자 타운으로 향했다.
베라크루즈는 비가 내리고 있었다. 집회장소가 야외공원이라는 말을 듣고 먼저 날씨부터 도와달라고 하나님께 간절히 기도할 수밖에 없었다. 망고나무와 바나나 밭으로 이어지는 길을 약 3시간여 달려 도착하니 섭씨 40도를 육박하는 뜨겁고 습한 기운이 우리를 짓누르는 듯했다. 게다가 음식들이 너무 짜서 먹기도 힘들었다.
다행히 멕시코 집회 때마다 우리에게 김치 등 밑반찬을 제공해주는 멕시코시티의 정 집사 부부가 음식을 정성껏 마련해 보내왔고, 또한 멀리 과테말라에서 차를 20시간이나 타고 찾아온 정성준 집사도 쌀부터 각종 밑반찬을 가져와 지구 반대편 멕시코의 시골마을에서 한식을 먹으며 지탱할 수 있었다. 이 또한 하나님의 은혜가 아닐 수 없다. 언제나 예비해 주시는 ‘여호와 이레’ 하나님을 찬양했다.
눈을크게 뜨고 생각은 깊게 하며 멀리보고 크게 생각하라 똑똑한 자보다 정직한 자를 하나님은 기뻐하신다
집회는 타운 중앙에 위치한 야외공원에서 진행되었다. 8시가 넘어야 해가 지는 더운 날씨에도 공원을 가득 메운 인파로 그 열기는 한층 뜨거웠다. 총회장 목사님은 영적 전쟁에 더하여 폭염의 날씨와도 싸워야 하는 이중고 속에서도 혼신을 다해 예수 그리스도의 살아계심을 증거하셨다.
성령의 역사는 동일하게 나타났다. 처처에서 더러운 귀신들이 소리를 지르며 요동하기 시작했고 예수 이름 앞에 떠나갔다. 특히 휠체어에서 일어나고 목발을 놓고 걷는 역사가 이어지자 집회장은 환호성이 그치지 않았다. 총회장 목사님은 무더위에 지친 심신을 이끌고도 마지막까지 모든 성도들을 일일이 안수하며 병을 고치고 축복해주셨다. 비록 우리는 떠나지만 주의 성령께서는 세상 끝 날까지 그들과 함께하시며 천국까지 인도해주시리라.
오전에는 목회자, 사업가, 직분자들을 위한 세미나가 진행되었다. 총회장 목사님은 집회장 맞은편에 마련된 강당에서 땀을 비 오듯 흘리시며 하나님의 말씀을 가르치셨다.
“성공하기 원하면 부지런해라. 게으름은 악이다. 부지런한 자는 깨끗하고 게으른 자는 더럽다. 더러운 사람에게 누가 가까이 하고 싶겠는가. 지도자는 깨끗해야 하고 부지런히 노력해야 한다. 눈을 크게 뜨고 생각은 깊게 하며, 멀리보고 크게 생각하라. 똑똑한 자보다 정직한 자를 하나님은 기뻐하신다. 성공하려면 사람을 잘 써야 한다. 부지런한 자, 정직한 자, 나를 사랑하는 자를 써야 모든 일을 믿고 맡길 수 있다. 성공하기 원하면 오늘 말씀을 듣고 깨닫고 실천에 옮겨라.”
총회장 목사님이 강의 중에 여담으로 ‘남미에 오면 인사를 할 때 꼭 양볼에 입맞춤을 하는데 깨끗이 씻지 않아 입 냄새가 나는 사람하고 입맞춤을 하려면 머리가 다 아프다’고 하자 모두가 박장대소를 하며 동감을 표했다. 그런데 저녁식사를 마치고 헤어지는데 모두가 입을 가리고 인사를 하는 것이었다. 강의 중에 들은 말씀 때문에 그런다는 말에 다함께 또 한번 박장대소를 터트렸다.
과테말라의 정 집사 일행은 새벽에 떠났고 우리도 아침 7시, 모든 준비를 마치고 베라크루즈로 출발했다. 베라크루즈 공항에서 식사를 하며 총회장 목사님은 집회를 주관한 미사엘 목사에게 카르멘을 교회에서 잘 가르쳐 전도사로 쓰면 좋을 것이라고 말씀하자 미사엘 목사의 아들이 못마땅한 표정을 지었다. 그들의 생각은 자기들이 집회 준비를 위해 모든 수고를 했는데 갑자기 나타나 목사님 옆에서 주목을 받는 것이 탐탁치 않았던 것이다.
그들의 눈치를 파악한 총회장 목사님은 그들에게,
“성공하려면 먼저 마음을 넓혀야 한다. 이런 자를 인정해주고 격려해주면 그들은 자기 돈을 들여가며 충성 봉사한다. 나는 이런 사람들을 잘써서 성공한 목사다. 지도자는 그릇이 커야 한다. 그릇이 커야 모든 그릇을 담아낼 수 있지 않은가. 주를 위해 일하겠다는 사람이면 누구나 받아 활용할 수 있어야 큰 목회를 할 수 있는 것이다. 이 음식점에 손님이 오는데 누구는 받아주고 누구는 쫓아내서 어찌 식당이 성공할 수 있겠는가. 누구나 다 받아 예수의 사랑으로 비빔밥을 만들어낼 수 있는 목자가 되어야 한다.”고 가르치셨다.
지혜로운 자는 사람을 얻는 법이다. 이 세상에 쓸모없는 것은 없다. 쓸모없다고 버린 것들을 쓸 수 있는 자가 참으로 지혜로운 자다. 예수님은 쓸모없다고 버림 받은 세리와 창기도 사랑으로 구원하셨다. 그리고 그들을 통해 천국복음을 전파하셨다. 입에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지도자를 누가 따라가겠는가.
작별을 아쉬워하는 공항의 이별을 뒤로하고 우리는 그들이 예수의 사랑으로 하나 되어 이 베라크루즈를 성령으로 뒤엎는 대역사의 주인공들이 되기를 간절히 기도했다. 다음 집회 도시인 께레따로(Queretaro)로 가는 길은 멕시코시티를 거쳐 차로 2시간을 더 가야한다. 그곳에도 동일한 성령님의 보호하심과 역사가 있기를 바라며, 우리 일행은 주님의 명령을 받들고 또 달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