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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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8호 목차 › 붕우칼럼

부러운 부자(父子)

278호 · 2005-06-22

기도원 호텔 공사 때의 일이다. 우리 교회 노(老)장로님이 아들과 함께 내가 거하는 기도원 사택에 들어오셨다.

아들을 거실에 두고 내가 있는 응접실에 온 장로님은 ‘기도원 호텔 건축 헌금을 드리러 왔다’고 하시더니 아들을 불렀다. “들어와.” 장로님의 이 한마디에 아들이 들어왔다. “드려.” 그러자 아들이 재킷 안 주머니에서 헌금 봉투를 내 앞에 공손하게 내어놓았다.

그러자 장로님은 “나가 있어.” 이러는 거다. 아들은 내게 인사를 하고 거실로 나갔다. 나는 좀 멍했다. ‘요새도 저런 아들이 있나!’ 싶어서였다. 장로님의 아들은 제법 큰 회사를 경영하는 기업인이다.

그런데도 나이드신 아비의 말에 절대 순종하는 것을 보고는 아들을 둔 아비로서 말할 수 없이 부러웠다. ‘내 아들도 저럴 수 있을까.’ 그 후 장로님 댁에 심방을 가게 되었는데 댁을 방문하고서야 아들이 왜 그렇게 효자인 줄을 알게 되었다. 부인되시는 권사님부터 장로님께 철저히 순종하고 있었다.

문득 이런 이야기가 생각난다. 되는 게 없는 집안의 가장이 하는 것마다 잘 되는 친구를 찾아가 ‘자네는 어떻게 하는 것마다 잘 되나?’하고 물었다. 그러자 친구는 아내와 아들을 불러 ‘소를 지붕 위로 올려라’고 말했다. 이 말에 아내와 아들이 군말 없이 순종하는 것이다.

그는 자기 집에 돌아와 자기 아내와 아들에게 같은 명령을 하니 ‘당신 미쳤군’, ‘아버지 왜 그러세요?’ 그러는 거다. 그는 ‘기초가 안 되어 있으니….’ 하며 혀를 끌끌 찼다.

효는 기초며, 도리다. 효자 집안에서 충신난다는 말이 그래서 있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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