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추쌈 먹어봐
여보게, 친구!
옛사람들 왈 ‘세월이 유수(流水)와 같다’더니 정말 빠른 세월에 정신이 없네 그려. 마치 아직 입 안에 삼키지 않은 음식물이 가득한데 또 한수저의 밥이 들어온 기분이야. 아직 입안의 것도 다 씹지 못하고 삼키지 못했는데 말이야. 몹시 당황스럽네. 물론 자네도 나와 같은 기분일거라 생각하네.
그런데 자네 상추쌈 좋아하지? 큰 상추 한두 장을 손에 놓고, 거기에 잘 구운 삼겹살 한 조각 얹고, 그 위에 밥도 올리고 된장 조금 올려 싸서 먹는 상추쌈 말이야. 마늘이랑 고추도 있으면 더더욱 좋지. 군침이 돌지 않는가? 입에 넣기도 벅찬 큰 쌈을 싸서 입에 쑤셔 넣다 보면 눈물이 날 때가 있지. 눈도 치켜떠야 하고 입은 터지기 직전이지 않은가? 그래도 그것을 씹어 삼키지. 그러고 나서 또 그만큼 크게 싸 먹지 않나? 왜 그럴까? 그야 맛있기 때문이지. 왜 쌈은 클수록 더욱 맛이 나지 않던가!
여보게, 친구!
세상을 살다보면 여러 문제를 만나게 되지. 그 문제를 맛있는 쌈같이 생각해 보는 게 어떻겠나? 입에 들어갈까 싶을 정도의 상추쌈을 밀어 넣어 삼키듯, 내가 해낼 수 있을까 싶을 정도의 크고 벅찬 일에 부딪쳐 보는 거야. 입에 일단 들어간 쌈은 아무리 커도 삼키게 되듯 세상일이란 것도 아무리 크고 힘들어도 하고자 하면 다 하게 되어있다고 보네. 세상사 일체유심(一切唯心)이라고 하지 않던가? 눈물이 나고 가슴이 메어지는 일이 와도 이리저리 굴리고 씹어 꿀꺽 삼켜버리는 걸세. 정말 삼켜지지 않고 목이 멜 때는 물 한 모금 마시면 되네.
너무 체면 차리면 상추쌈을 못 먹지. 그 자는 평생 그 기막힌 맛을 보지 못한단 말이야. 세상사도 그렇다네. 너무 주위를 의식하면 도전의 맛을 평생 모를 수 있네. 폼 다 잡고 체면 다 차리고 어떻게 세상과 싸우겠나? 눈이 좀 치켜떠지고 입이 하마 입이 되더라도 맛있는 상추쌈을 먹으면 건강해지고 포만감을 느끼듯, 자존심을 버리고 세상일과 맞서보는 거야. 그러면 분명 삶이 풍부해질 걸세.
여보게, 친구!
고기와 밥, 양념을 상추에 싸듯 힘들고 어려운 일을 용기라는 쌈에 싸서 꼭꼭 씹어보게. 거기에 희망과 사랑, 그리고 행복을 양념삼아 얹어보는 거야. 그러면 그것들이 우리 삶을 맛있고 풍성하게 만들어 줄 걸세.
여보게, 사랑하는 친구!
우리에게 문제가 오는 것은 우리가 살아있다는 증거 아니겠는가! 살아있기 때문에 아픔도, 슬픔도 느껴지는 걸세. 아픔만큼 성숙해지고, 슬픔 뒤에 기쁨이 오는 것을 자네도 많이 보지 않았나. 그러니 문제가 오는 것에 놀라지 말고 감사하세.
그리고 우리 힘을 내자고!
우리 용기를 가지고 한 번 과감히 문제와 맞서보는 거야. 꼭꼭 씹어보는 거야. 우리에게는 그것을 넉넉히 소화시킬 수 있는 능력이 있지 않은가. 우리에게는 왕성한 소화력이 있지 않은가. 오늘 상추쌈 어떤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