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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9호 목차 › 선교기행

사막에 핀 믿음의 꽃, 산티아고 부부

249호 · 2004-11-30

산루이스(San Luis) 집회는 아마도 우리 기억 속에 영원히 지워지지 않을 것이다. 우리의 멕시코 첫 집회였던 산루이스는 사막 한가운데 있는 도시로 우리가 갔을 때는 폭염으로 도시 전체가 한증막처럼 펄펄 끓고 있었다. 숨도 쉬기 어려울 만큼 살인적인 더위였고, 맨발로 밖에 나갔다가는 발바닥에 화상을 입기 십상이었다.

더구나 집회 장소를 술집으로 잡아놓아 우리 모두 펄펄 끓는 무더위 속에서 땀을 비 오듯 흘리며 실내를 정리하던 기억이 아직도 선명하다. 바로 그 도시에서 우리를 극진히 대접하며 섬기는 부부가 있었다. 바로 산티아고 부부가 그들이다. 남편은 의사이고 아내는 변호사로 아주 인텔리 집안이었다. 그들은 한국의 영성세미나에도 참석하러 왔었고, 멕시코 집회 때마다 한결같은 자세로 참석하곤 하였다. 그동안 숱한 시험들이 그들을 아프게 한 적이 많았지만, 그들은 굳건한 믿음을 보여주었다. 참으로 귀한 믿음의 사람들이다.

이번에 산티아고 부부는 장장 18시간을 운전하여 아들 둘과 딸 애나를 데리고 멀리 산루이스로부터 베라크루즈로 찾아왔다. 그런데 이튿날 숙소에서 만나 그는 한 소녀를 데리고 있었다. 참으로 아리따운 그녀의 이름은 페넬로페(Penelope)였다. 큰며느리가 될 아이란다. 우리 모두 축하를 하며 인사를 했다. 그런데 그녀는 지팡이를 들고 있었다. 알고 보니 앞을 못 보는 소경이란다. ‘아니, 왜 산티아고는 소경을 며느리로 보려고 하나?’하는 의문이 생기기 시작했다. ‘부족함이 없는 인텔리 집안인데 아무리 신앙도 좋지만 저렇게 앞을 보지 못하는 아이를 며느리로 삼을 필요가 있을까?’하는 생각에서였다.

그런데 그의 이야기를 듣고 보니 눈물겨운 숨겨진 이야기가 있었다. 큰아들이 어렸을 때, 친구의 딸인 페넬로페를 며느리 삼겠다고 친구와 약속을 했던 모양이다. 그런데 그만 그녀가 15년 전에 소경이 되고 말았다. 그 긴 세월 동안 말로 할 수 없는 이야기들이 얼마나 많았을까? 그러나 산티아고는 세상의 사람들처럼 조건이 변했다고 무정하게 돌아서지 않았다. 그는 아내와 함께 쉬지 않고 기도하며 이번 집회에 그녀를 데리고 와 고침을 받게 하겠다고 하나님 앞에 강력한 믿음을 보인 것이다.

총회장 목사님은 단 한마디의 믿음의 말씀을 하셨다. “네가 믿으면 하나님의 영광을 반드시 볼 것이다.”

집회 첫날, 목발, 휠체어 등에서 일어나 걷는 기적 속에 총회장 목사님은 페넬로페를 불러올려 안수하셨다. 이미 기적의 사건들을 소리로 들은 터라 그녀의 자세도 달라져있었다. 그녀를 안수하고 간절히 기도해 주신 후 그녀의 가리고 있던 손을 내리며 산티아고를 불러 그의 붉은 넥타이를 가리키며 물었다.

“이게 무엇이냐? 무슨 색깔이냐?” 차례로 던진 이 질문에 그녀는 “넥타이, 붉은 색”이라고 또렷이 대답하며 활짝 웃으며 눈물지었다. ‘산티아고의 코를 만져보라’, ‘시어머니될 사람에게 키스해 보라’는 총회장 목사님의 주문에 그녀는 차례로 코를 만지고 볼에 키스했다. 며느리 될 아이와 기쁨으로 얼싸안는 장면은 눈물 없이는 볼 수 없는 감동의 순간이었다. 산티아고 부부의 그 순수한 신앙이 하나님을 움직인 것이다. 정말 요즘 세상에 찾아보기 힘든 믿음의 사람들이 아닐 수 없었다.

페넬로페는 이튿날 아침 누구의 도움도 받지 않고 혼자 비행기를 타고 집으로 돌아갔다. 기적을 베푸신 하나님을 어찌 찬양하지 않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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