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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4호 목차 › 고전에서 배우는 삶의 지혜

다기망양(多岐亡羊)

244호 · 2004-10-27

전국 시대에 양자(楊子)라는 사상가가 있었다. 어느 날, 이웃집에서 기르던 양 한 마리가 울타리를 넘어 달아나 동네 사람들이 다 동원되어 찾으러 갔으나 결국 찾지 못하고 돌아왔다.

이를 본 양자가 물었다. “그렇게 많은 사람이 동원되고도 양 한 마리를 찾지 못했단 말이오?” 그러자 동네 사람이 말했다. “어쩔 수 없었습니다. 갈림길이 하도 많아서요.” 그 대답을 들은 양자는 방으로 말없이 들어갔다. 제자인 심도자(心都子)는 스승의 태도가 심상치 않자 슬며시 방으로 따라 들어갔다.

그리고 짐짓 물었다. “어느 삼형제가 똑같은 스승 밑에서 유가(儒家)의 인의(仁義)를 배우고 집에 돌아왔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의 아버지가 인의가 무엇이냐고 아들들에게 묻자 맏이는 ‘제 몸을 아끼고 명예를 뒤로 하는 것’이라고 했고, 둘째는 ‘제 몸을 던져 명예를 지키는 것’이라고 했으며, 셋째는 ‘제 몸과 명예를 다 보전하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사부님은 누가 옳고, 누가 그르다고 생각하십니까?” 그러자 양자는 말했다. “세상 일이란 이런 거라네. 이것이 진리인듯 하면 다른 것이 나오고, 이것이 옳다고 인정하고 나면 다른 편에서 이것 때문에 싸움이 나고 그렇지. 자네는 이럴 때 어느쪽이 진리고 옳다고 판정할 수 있나?” 심도자는 아무런 대꾸도 하지 못하고 방을 나와 생각했다.

‘스승님은 큰 길에 나섰으나 갈림길이 많은 탓에 양을 찾지 못한 것처럼, 학문 역시 갈래를 많이 나누어 놓았기에 본성을 잃은 것을 한탄하신 거야. 양의 사건을 빌미로 학문 도야의 맹점을 깨달으시고 기분이 우울하신 것이었구나.’

다기망양(多岐亡羊)이란 여러 갈림길 때문에 양을 잃었다는 뜻으로, 학문 역시 갈래가 많아 진리에 도달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또한 방침이 여러 갈래면 헷갈린다는 의미로도 쓰인다.

세상의 학문은 진리가 아니다. 그래서 그 길이 여러 갈래의 형태로, 여러 학설과 이론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그것은 세월이 흐르면 조금 더 진보하고, 더 새로워지고, 그 범위를 확장한다.

그러나 예수는 ‘내가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라고 말씀하셨다. 그 길은 여러 갈림길이 아니라 오직 한 길이며, 변함이 없는 진리의 길이며, 사그러지지 않는 생명의 길이다. 그 길을 따라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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