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만 먹을 것인가?
요즈음 ‘잘 먹고 잘 살기’라는 웰빙(well-being)시대를 맞고 있다. ‘살아남기 위한 삶’에서 ‘누리는 삶’으로 인생의 개념이 바뀌고 있는 것이다. 풍요가 가져다준 바람직한 변화라고 본다. 그런데 웰빙의 초점이 주로 먹거리에 맞춰져 있다는 것이 뭔가 조금은 부족함을 준다. 우리에게 시각, 청각, 미각, 후각 그리고 촉각의 오감(五感)이 있는데 오직 미각 살리기에만 급급한 것이 아쉬움을 갖게 한다.
입만 먹을 것인가? 아니다. 눈도 먹여줘야 하고, 귀도 먹여야 하고, 코도, 그리고 느낌까지도 먹여줘야 육체 전반에 웰빙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10월의 숲을 걸으며 붉은 단풍을 보고, 구름 한 점 없는 파란 가을 하늘을 우러러 보고, 또 아름다운 시(詩)나 고전도서를 읽는 것 역시 눈을 즐겁게 하고 살찌우게 하는 것이며, 성경을 상고하는 것은 그 어느 것보다 눈과 영혼을 먹이기에 부족함이 없는 양식이 된다.
귀를 먹이려면 격하지 않는 아름답고 잔잔한 음악을 듣고, 물소리 같은 자연의 소리를 여과 없이 듣는 것이 좋다. 아이들의 재갈거림 속에서도 신선함을 찾을 수 있을 수 있지 않을까!
코는 어떻게 먹일 것인가? 그것도 자연의 향기 속에서 배부름을 느낀다. 풀내음, 흙내음, 그리고 가을이 익어가는 내음, 토속적이며 풋풋한 향기 속에서 우리의 후각은 다시 건강을 찾을 것이다.
촉각이 살아야 살아있는 것이다. 우리 모두 무감각한 문둥병 환자가 아닌가? 서로를 사랑하고, 감싸고, 이해하는 느낌이 살아날 때 진정한 웰빙이 아닐까 한다. 아직도 입만 먹이고 있는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