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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4호 목차 › 세상을 보는 창

역사는 가치를 아는 자의 몫이다

234호 · 2004-08-16

요즘 우리의 고구려 역사에 대해 중국이 심각한 역사왜곡을 일삼고 있어 양국간에 불협화음이 일고 있다.

프랑스의 루브르 박물관에 가보면 그 찬란한 문화의 깊이에 큰 충격과 더불어 주눅 들기 십상이다.

그러나 그들이 역사의 전면에 나서게 된 것은 르네상스 이후의 일이고, 사실 잘 뜯어보면 그곳에 진열된 고대의 찬란한 유물들은 모두 약탈물들이다. 그들의 역사가 아니라 나폴레옹의 해외 정복에서 얻은 전리품들을 긁어모은 결과인 것이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생각해보면 과연 이러한 고대의 유물들이 그대로 있었다면 오늘날 이러한 보존이 가능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든다.

아마도 그 가치를 모르는 민족에 의해 방치되어 심하게 훼손되거나 도굴꾼들에 의해 사라져버렸을지도 모른다. 인류에게는 참으로 다행히도 그 가치를 잘 아는 민족에게 맡겨져 최상의 상태로 보존되고 있는 것을 차라리 감사해야 할 일이라는 결론에 이르렀다.

그렇다. 역사는 그 가치를 아는 민족에 의해 보존되고 승화될 수 있는 것이다. 문화와 예술을 사랑하는 프랑스인들의 손에 그 유물들이 들어갔기에 오늘날 그러한 보존으로 인류사적 가치를 발하고 있지 않은가!

그렇다면 묻고 싶다. 우리는 과연 우리의 역사에 대해 그러한 인식으로 접근해왔는가? 민족적 자존심을 근거로 중앙청을 때려 부수고 교통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독립문을 옮기며, 지방의 숨어있는 문화재들이 개발논리에 무차별하게 훼손되고 있는 우리에게 역사는 과연 무엇인가!

중국이나 일본의 과거사 왜곡에 흥분하고 항의만 일삼다가 냄비처럼 식어버릴 것이 아니라, 지금부터라도 역사에 대해, 문화에 대해 지속적인 관심과 투자로 반만년 역사의 문화민족임을 세계에 알리는 작업을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한다. 인문학, 자연과학 등 기초학문이 푸대접 받는 현실에서는 결코 꿈꿀 수 없는 일이다. 정부의 의지만으로도 불가능한 일이다. 이는 학교에서부터 역사교육이 중시되어야 하고 문화예술에 대한 관심과 투자, 지속적인 연구지원 등 전 국민적인 애정이 동원되어야 가능한 일이다.

명심할 일이다. 역사는 그 가치를 아는 민족에게 살아 숨쉬며 지혜와 진보의 동력을 제공해준다는 사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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