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을 접수하다!
집회에 앞서 우리는 박용구 선교사가 2년여 동안 헌신하며 섬겨온 몽골 예수중심교회를 방문하였다. 울란바토르 도심을 벗어나 차로 약 30분을 달렸다. 끝없는 초원지대가 구릉처럼 솟은 산들로 이어져있었고 곳곳마다 몽골 전통가옥인 ‘겔’이 눈에 뜨였다.
식수가 부족한 탓인지 식수를 길어 나르는 동네 아이들의 모습이 정겨웠다. 전기나 수도 사정이 열악하다보니 이곳 사람들은 도시의 아파트에 들어가는 것이 꿈이란다. 도시와 시골 사이의 삶의 질에 많은 차이가 나다보니 도시인구가 급격하게 증가추세에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 70~80년대와 동일한 현상이다. 아직도 시골에는 소똥, 말똥을 말려서 땔감으로 쓰고 있다. 기동성 좋은 기마부대로 유라시아 대륙을 초토화시키던 칭기즈칸의 후예들이 도시화의 몸살을 앓고 있는 것이다.
울퉁불퉁한 비포장도로를 지나 마을 한 가운데 위치한 몽골 예수중심교회는 참으로 아름다웠다. 총회장 목사님을 비롯한 우리 일행이 도착하자 교회당 앞에서 기다리고 있던 교인들이 몰려나와 총회장 목사님의 손을 잡아보려고 앞을 다투는 모습이었다. 특히 고사리 같은 손을 내밀며 기뻐하는 어린아이들의 표정들이 너무도 순수하고 해맑았다.
예배는 감격 그 자체였다. 우리가 보내준 하얀 티셔츠를 맞춰 입은 소녀들이 단에 가득 올라와 찬양과 율동을 하는데, 그들이 부르는 모든 찬양들이 모두 한국 본교회에서 즐겨 부르는 찬양들이었다. 머나먼 이국의 아주 작은 시골 마을에 이런 하나님의 은혜가 싹트고 있다는 사실이 눈물나도록 감사할 일이었다.
총회장 목사님은 그들을 위로하고 격려하며 현재 짓고 있는 교회건물을 올 겨울이 오기 전에 완공할 수 있도록 모든 비용을 지원하겠다고 약속해주었다. 척박한 땅에 들어와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아이들을 일일이 가르쳐가며 오늘에 이르도록 헌신해온 박 선교사 부부는 눈가에 흐르는 눈물을 훔쳐가며 기뻐하는 모습이었다.
저녁 만찬에 복음주의협회장인 여호수아 목사를 비롯한 몇몇 목사들이 찾아왔다. 그들은 총회장 목사님의 방문에 매우 고무되어 있었고 집회를 적극 돕겠다고 약속했다. 울란바토르 인구는 약 120만, 그러나 목사는 70여 명밖에 되지 않는다고 한다. 총회장 목사님은 그 목사들을 ‘예수 중심 세계 하나되기 운동’의 깃발 아래로 한데 모아 몽골 땅을 아예 접수하자고 역설했다.
하나님의 땅, 예수 그리스도께서 승리하시고 치리하시는 땅, 이제 그리스도의 군사 된 우리가 점령군의 자격으로 이 땅을 접수하는 것이다. 우리가 가는 곳마다 놀라운 성령의 역사 가운데 대소동을 일으키며 그 나라를 변화시키는 것은 바로 하나님의 땅을 예수 이름으로 접수하는 점령군의 임무를 다하고 있는 것이다.
모든 게 순조로워 보였다. 그러나 첫날집회를 성황리에 마친 이튿날 아침, 목회자 세미나를 위해 준비하고 있던 우리에게 개탄스런 소식이 날아들었다. 차량이 도착하지 않아 로비에서 기다리고 있는데 박 선교사가 상기된 표정으로 들어왔다. 세미나가 열릴 예정이던 현지 교회에 한국인 H목사가 찾아가 우리에게 세미나 장소를 빌려주면 모든 지원을 끊겠다고 협박을 했다고 한다. 이곳 교회는 대부분 한국교회의 지원에 힘입어 세워지고 운영되고 있다보니 한국 목사들의 말이라면 어쩌지 못한다는 것이다. 해서 급히 장소를 레스토랑으로 옮겨 준비했지만, 목사들은 오지 않았다.
하나님의 뜻은 목사에게만 있는 것이 아니라 진정으로 하나님을 사라하는 자들에게 있는 것이다
모두가 교권 앞에 무릎을 꿇고 만 것이다. 박 선교사는 방해하는 자들을 찾아가 ‘당신들이 하나님의 일을 막고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라’고 경고했다. 참으로 신기한 것은 세미나에 찾아온 사람들은 목사들이 아니라 성령을 뜨겁게 사모하는 평신도들이었다. 제2도시 에르뜨네뜨에서 온 루디아와 대학, 대학원생들이 광고를 보고 찾아와 뜨겁게 기도하며 총회장 목사님의 강의에 귀를 기울였다.
그들은 힘을 합쳐 울란바토르에 교회를 세우겠다고 약속했다. 하나님의 뜻은 목사에게만 있는 것이 아니라 진정으로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들에게 있음을 다시 한번 실감하는 사건이었다.
그 사건 이후 집회 이튿날부터 현지 목사들은 나타나지도 않았다. 그렇게 철썩 같이 협조를 약속했던 그들이었는데 말이다. 총회장 목사님은 ‘그래, 이런 일이 없으면 오히려 이상하지.’ 하시며 오직 집회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었다.
통곡을 하며 몽골을 위해 기도하시고, 집회 시간마다 무섭게 달려드는 인파에 밀려 몸을 다치는 일도 비일비재했지만 이 우상의 땅에 하나님의 나라와 복음을 선포하는데 혼신의 정열을 쏟아 부었다. 총회장 목사님을 경호한다던 5명의 경호원들은 귀신이 소리를 지르며 요동하는 게 무섭다며 단에 올라오지도 못했다. 질서를 유지하려고 투입된 안내요원들도 인파를 감당 못하고 이리저리 떠밀리기 일쑤였다. 그런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하나님께서는 몽골의 갈급한 영혼들을 사랑하사 치유와 변화의 역사를 일으켜주셨다. 우상을 버리고 하나님을 섬기겠다고 두 손을 드는 장면은 정말 감동의 드라마가 아닐 수 없었다.
마지막 날에는 에르뜨네뜨에서 두 목사가 찾아왔다. 6년 전 총회장 목사님의 비디오테이프를 보고 지금까지 만나보고 싶어 애를 태웠다고 한다. 그들은 꼭 다음에 자기 도시에서 집회를 해달라고 강청했다. 그리고 총회장 목사님은 집회 마지막 날 그 목사들과 양국 국기를 교환하며 몽골을 하나님의 나라에 합병하는 영광스런 의식을 가졌다.
이제 우리는 이 몽골을 기반으로 고비사막을 넘어 중국을 공략하고 북한 땅까지 하나님의 나라를 선포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