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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9호 목차 › 고전에서 배우는 삶의 지혜

소탐대실(小貪大失)

189호 · 2003-10-09

전국 시대 진(秦)나라 혜왕(惠王)은 서쪽의 촉(燭)을 정벌하기 위해 군대를 거느리고 출발했다. 그런데 중원에서 촉으로 가는 길은 계곡을 낀 벼랑 중턱의 협로이거나 험악한 산길이어서 대 병력이 진군하기는 무리였다. 난감해진 혜왕은 일단 철수하고 중신들과 의논하기에 이른다.

한 신하가 “신이 듣기에 촉의 군주는 물욕이 대단하다고 합니다. 그 점을 이용하는 겁니다. 대단한 보물을 선사할 것처럼 하여 마음을 들뜨게 하면 허점이 보이지 않겠습니까?” 그 말을 들은 혜왕은 즉시 대대적인 작업에 들어갔다. 일단 집채만큼 큰 옥으로 황소를 제작하고 그 안에 돈과 비단을 잔뜩 넣는 작업이었다. 자연 여기에는 많은 인원이 동원되었으니 소문은 곧 촉의 군주 귀에 들어갔다.

촉왕은 혜왕의 태도에 매우 흡족했다. 분별력이 있는 늙은 신하들이 간언해 보기도 했지만 아무 소용없었다. 모든 준비를 끝낸 혜왕은 특사를 먼저 촉에 보냈다. “저희 임금께서 전하의 만수무강을 기원하는 뜻으로 큰 선물을 제작하였는데 문제가 하나 있습니다.

이는 중원에서 여기로 오는 길이 너무 협착하여 물건의 손상을 막으려면 길이 넓혀져야 할 것 같은데….” 촉왕은 그 자리에서 길을 넓히겠노라 확답하고 곧바로 총동원령을 내려 길 확장에 들어갔다. 드디어 길이 완성되자 혜왕은 거창한 예물을 앞세우고, 이것을 보호한다는 구실로 중무장한 장병 수만 명을 앞뒤에 거느린 채 촉으로 향했다.

촉에 도착한 진나라군은 “지금이다!” 하는 군호에 따라 순간적으로 촉을 정복하고 말았다.

소탐대실(小貪大失)이란 이처럼 작은 이익에 정신을 팔다가 오히려 큰 손해를 보게 되는 어리석음을 뜻한다.

세상은 우리를 유혹하고 있다. 눈으로 보아 아름답고, 귀로 들어 솔깃한 것으로, 맛을 보아 달콤한 것으로 우리를 유혹하고 있다. 그 날을 잊고 오늘에 만족하도록, 오늘에 안일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이 땅의 것은 모두 보잘 것 없는 것이며, 모두 물거품 같은 것으로 그것이 우리의 목적이 될 수는 없다. 이 땅에 있는 잠시잠깐의 안락에 빠져 버리면, 그 날 주님은 ‘너를 도무지 모른다’고 하실 것이다. 이 세상 풍조에 물들어 그 나라를 잊어버리면 그 날 어두움에 이를 갈며 슬피 울게 될 것이다. 깨어 있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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