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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4호 목차 › 붕우칼럼

조급함은 사고의 원인이다

154호 · 2003-02-09

한 TV 광고 카피에 ‘한 박자 천천히’라는 것이 나온다. 이는 ‘빨리빨리’ 문화에 익숙한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

우리는 지금껏 앞만 보며 달려왔다. 그것 때문에 폐허가 된 땅에서 부를 일구었고, 문맹을 넘어 초일류국가를 꿈꾸게 되었지만, 그러나 숨쉴 틈 없는 긴장감과 극에 다른 경쟁심이 우리와 우리 주변을 너무도 삭막하게 만들었다.

이제 숨 좀 고르고 여유를 가지며 살자. 이것이 나태나 방관을 뜻하는 것이 아니다. 옛날 우물가에서 지나가는 과객이 물을 청하면 여인은 바가지에 버들잎을 하나 띄워 주었다. 그것은 물과 함께 여유를 더불어 준 것이다.

한 호흡을 고르면 화가 다스려지고, 한 박자를 늦추면 안보이는 것도 보이고, 한 템포 여유를 두면 내가 아닌 남도 배려할 수 있다. 이 한 템포에 철학이 있는 것이다. 빨리 한 밥이 설익게 되고, 빨리 내린 결정이 화를 부르며, 빨리 먹은 물이 체하기 마련이다.

이제 우리 삶에 여유의 공간을 두자. 그것이 단순한 쉼이 아니라 진행의 연장이며 발전의 원동력이 되는 것이니 마음에 여유를 품자. 길게 보고 멀리 보며 오늘에 조급하지 말자. 조급은 죄이며 어리석은 일이라고 성경이 말하고 있다. 과속이 결코 목적지에 빠른 방편이 되는 것이 아니다. 과속으로 조금 빨리 갈 수 있을 지 모르나 잃는 것이 더 많을 수 있다. 이제 우리 마음에 여유를 가지고 살자. 헐떡거리는 숨을 고르고 ‘한 박자 천천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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