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차 타고 가는 여행
인생은 기차를 타고 가는 여행이다.
기차가 머무는 역에서 많은 사람들이 타고 내린다. 우리는 그 안에서 연을 맺으며 여행을 계속한다.
기차를 타고 가다 보면 너른 평야를 달려 뻥 뚫린 세상을 만나기도 하지만, 때론 깜깜한 터널을 통과하기도 한다. 그러나 낙심하지 않음은 곧 터널을 빠져나갈 것을 알기 때문이다. 터널을 통과하고 만난 태양은 어찌 그리 환하고 아름다운지.
기차여행에서 꼭 알아야 할 것이 있다. 누구나 예외 없이 어느 역에서든 내린다는 것이다. 남녀노소, 빈부귀천을 막론하고 누구나 죽는다는 것이다. 그것도 내가 내리고 싶을 때 내리는 것이 아니고 뜻하지 않게, 예고 없이 다음 역에서 내린다. “내일 일을 너희가 알지 못하는도다 너희 생명이 무엇이뇨 너희는 잠간 보이다가 없어지는 안개니라”(약4:14).
‘어떤 인 긴 인생, 어떤 인 짧은 인생’이란 찬양 가사가 있듯이, 기차에 오르자마자 얼마 지나지 않아 하차하는 사람도 있고, 제법 긴 기차여행을 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결국은 다 내린다. 고로 내가 탄 기차의 종착역은 기차의 차고지가 아니라 내가 내리는 그 역인 셈이다. 그래서 우리는 사랑하는 것을 미뤄서 안 되고, 감사를 미뤄서 안 되고, 용서하는 것을 미뤄서 안 되고, 베푸는 것을 미뤄서 안 된다. 그 안에서 서로 화목해야 한다. 언제 내릴지 모르니까.
기차는 후진하는 법이 없다. 세월을 거슬러 올라갈 수 없다는 뜻이다. 그러므로 오늘 사랑하자. 지금 용서하고, 당장 베풀고, 늘 감사하고, 항상 기뻐하자. 기차에서 내릴 때 한 점 후회가 없도록.
그런데 우리가 기차에서 내릴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이유는 언제 기차에서 내리든 돌아갈 내 집이 있기 때문이다. 내 집에는 나를 기다리는 아버지가 계시고, 아버지는 여행을 마치고 돌아올 나를 위하여 집을 멋지게 꾸미고 계시니 기차에서 내리는 것이 두렵지 않을 수밖에. 여행으로 지친 영혼이 거기서 쉼을 얻으리니.
기차에서 내리는 그날, 우리는 천상병 시인처럼 말하리라. “아름다운 여행이었노라, 아름다운 소풍이었노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