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안등 아래 깨밭엔!
기도원 입구에는 깨밭이 있다. 놀랍게도 길가에 심어놓은 깻잎들이 호박잎만큼이나 컸다. 특별한 비료라도 주는 것일까?
사실 원인은 보안등 때문이었다. 낮엔 태양 빛이, 밤엔 환하게 밝힌 보안등 불빛 때문에 24시간 어둠이 자리할 틈이 없는 것이다. 그런데 웬걸, 잎사귀는 그렇게 큰데 정작 깨는 열리지 않는 것이었다! 생각이 깊어졌다.
깨는 대표적인 단일식물(短日植物)이다. 때문에 밤이 충분히 길어져야 꽃이 피고 열매를 맺는다. 식물의 생장에 빛이 중요하지만, 빛을 많이 받았다고 열매가 풍성한 것은 결코 아니다. 때로는 어둠, 기다림, 멈춤이 있어야 열매가 맺힌다. 어디 식물만 그러할까? 인생도 그러하다!
우리 모두는 ‘구름 없는 아침 햇살과 같은 축복’을 바라지만, 정작 ‘구름 없는 아침 햇살’만 주어지는 인생이라면 건강한 열매를 맺을 수 없단 사실을 우리 모두는 너무나 잘 알고 있다.
인정하자. 하나님은 항상 더 좋은 것을 주신다. 하지만 하나님의 좋은 것이 내가 바라고 원하고 기대하는 것이 아닐 때도 있다는 것을!
‘살아 천 년, 죽어 천 년’이라 하여 유명한 주목(朱木)이란 나무가 있다. 천 년 이상을 살아가는 생명력도 충분히 경이롭지만, 베어진 뒤에도 능히 수백 년 동안 끄떡없다. 잘 썩지 않고 목질이 치밀하여 부패와 해충에 강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궁궐과 주요 건축물의 주재료로 사용되었지만, 지금까지 그 원형을 유지하고 있어 ‘죽어 천 년’이라는 말이 붙었다.
천 년을 사는 주목(朱木)을 보고 많이들 경이롭게 생각한다. 그러나 우리는 천 년을 버텨낸 주목을 기억해야 한다! 차디찬 눈발과 거센 폭풍 속에서도 오롯이 그 한 자리를 버텨낸 것이니 천 년을 사는 거다!
시편 27장 14절에서 다윗은 “너는 여호와를 바랄찌어다 강하고 담대하며 여호와를 바랄찌어다”라고 강조하고 있다,
‘바랄찌어다’로 해석된 히브리어 ‘카바’는 끈을 꼬아 단단히 묶는다는 의미에서 비롯되었다. 때문에 ‘바란다’는 것은 단순히 막연한 기대와 소망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적극적인 기다림이다. 수동적 인내가 아니라 신뢰에 뿌리를 둔 기대감을 의미한다!
사울에게 쫓기던 다윗은 오랜 기간 도망자의 삶을 살았다. 굴, 광야, 이방 땅을 전전하며 언제 죽을지 모르는 상황에서도 그는 이처럼 절망보다 믿음의 확신을 강하게 고백하고 있다.
인생의 밤이 깊어지면 때론 고달파 몸부림치기도 한다. 하지만 밤이 있음으로 열매를 맺을 수 있다! 보안등 아래 깨밭엔 깨가 열리지 않는다! 고난의 밤을 통과하는 당신, 반드시 내일의 태양은 뜬다! 하나님은 당신을 통해 멋진 작품을 기대하고 계심을 기억하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