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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96호 목차 › 커버스토리

사랑은 귀찮아하지 않는 것이다

1296호 · 2025-03-09

2025 코스타리카 산호세 집회 광경

첫날 집회를 성공적으로 마치고 시내 식당으로 모였다. 라파엘(Rafael) 목사를 비롯하여 10년 전 산호세(San José) 집회를 배설했던 웡(Wong) 목사, 미국 뉴저지(New Jersey)에서 왔다는 흑인 목사 등 많은 무리가 따라왔다. 그 흑인 목사는 뉴저지에 있는 자기 교회 교인이 3천 명이라며 목사님을 자기 교회로 초청하여 집회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라파엘 목사는 성공적인 집회에 매우 고무되어있었다. 이런 분위기에서는 저마다 말이 많아지기 마련이다. 흑인 목사는 그 와중에도 전화통화를 하느라 수시로 자리를 벗어나곤 했다. 그 어수선한 분위기에서 웡 목사가 한마디 했다. 파킨슨병으로 몸도 불편하고 말도 어눌했지만 짧은 한마디는 무게가 있었다.

“목사는 사랑이 있어야 합니다.”

사실 우리는 이렇게 많은 무리가 따라오면 그들에게 목사님 주위 자리를 내주고 맨 뒤에 앉기 때문에 어떤 말이 오고 갔는지 잘 모른다. 숙소에 와서 목사님이 그때 상황을 설명해주시니 알게 된다. 목사님 말씀하시길 라파엘을 비롯 젊은 목사들이 나름의 목회 성공의 이야기를 하는데, 웡 목사가 조용히 듣고 있다가 ‘목사는 사랑이 있어야 한다’는 말에 모두가 숙연해졌고 목사님도 감동을 받으셨다고 했다.

목사님은 사도 바울이 사랑에 대해 언술한 고린도전서 13장 말씀에 더하여 이렇게 말씀하신 적이 있다.

“사랑은 귀찮아하지 않는 것이다.”

목사님의 목회 40년, 그 성공적인 목회를 이야기한다면 물론 여러 가지 이유를 들겠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목사님의 양무리를 향한 사랑이다. 아주 단적인 예라면, 목사님의 설교가 좀 길다. 끝날 듯 끝나지 않는 경우도 많다. 이번 코스타리카(Costa Rica) 산호세 집회에서도 그랬다. 예배 분위기도 어수선하고, 목회자들이 앞에 앉아서는 서로 이야기하고, 심지어 그 뉴저지의 흑인 목사는 전화 통화에, 나중에는 졸기까지 일반 성도라면 몰라도 목사라는 자가 예배 시간에 앞에 앉아서 그런다는 것은 우리 교회 같으면 상상도 못할 일이다. 그럼에도 목사님은 예배 후에 자리에 앉아 세미나까지 진행하셨다. 한 말씀이라도 더 먹여서 하나님의 자녀들이 이 땅에서 제발 꼬리가 아니라 머리가 되는 삶을 살고, 넉넉히 천국에 들어가는 신앙생활을 해줬으면 하는 간절한 바람, 그 영혼들을 향한 절절한 사랑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사실 요청에 따라 이루어진 시간이니 목사님으로서는 간단히 메시지를 전하고 끝낸다고 뭐라 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러나 목사님의 목회 40년은 항상, 늘 일을 맡기신 하나님을 생각하며 그분께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셨다. 영혼을 향한 사랑이 없으면 할 수 없는 일이라 생각한다.

숙소에서도 라파엘 목사의 가정을 위해 그의 딸 발렌티나(Valentina)를 가까이 앉히고 할아버지가 손녀를 가르치는 밥상머리 교육을 오시는 날까지 계속하셨다. 사람의 마음은 잔잔한 물에 비치는 것처럼(잠27:19) 숨길 수 없는 것이기에 발렌티나도 목사님의 사랑에 눈물을 흘리며 감사하곤 했다. 오죽하면 학교를 하루 빠지면서까지 목사님과 함께하기를 원했을까. 귀찮아해서는 할 수 없는 일이다.

한국으로 떠나는 날, 발렌티나는 학교에 가느라 볼 수 없었다. 목사님은 음성메시지로 격려하셨다. 라파엘 목사나 헤이셀(Hazel)사모, 밥을 해주던 플로리(Flory)와 안드레아(Andrea) 집사 모두 눈물을 흘리며 이별을 아쉬워했다. 우리가 봐도 목사님이 떠나시면 그 빈자리로 ‘저들이 목사님을 참 많이 그리워하겠구나’ 생각됐다.

시대가 아무리 변해도, AI(인공지능) 시대니 뭐라 해도 사람이 사람을 사랑하고 마음을 나누는 것은 변할 수 없고, 인생사에 가장 소중한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 어떤 것도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사랑을 끊을 수 없다는 사도 바울의 절절한 고백이 가슴 깊이 저려오는 시간이었다.

한은택 목사

산호세 리더세미나

라파엘 목사의 딸 발렌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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