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춤형 시대의 함정
우리는 맞춤형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커피나 샌드위치 전문점만 가도 소비자 선호에 맞춰 음식을 만들어주고, 유튜브나 SNS 알고리즘은 시청자의 클릭을 분석해 비슷한 유형의 좋아할 만한 내용을 계속 추천해주지요. 이러한 맞춤서비스는 마치 꼭 맞는 옷을 입은 것처럼 편하고, 심리적인 저항이 없습니다. 하지만 바꾸어 생각해보면 낯선 것을 접하고, 다소 불편한 것을 참아보며, 다른 시각을 배우는 넓은 그릇의 삶과는 거리가 있습니다. 내가 좋아하는 것과 정보만 편식하니 나만의 울타리에 갇히는 ‘맞춤형 시대의 함정’에 빠질 수 있는 것이지요.
신앙도 마찬가지입니다. 내가 듣고 싶은 말씀만 골라서 듣고, 내게 필요한 말씀에만 ‘아멘’하며, 자기 원하는 것만 말하는 기도를 하고, 다른 교류 없이 예배만 왕복하는 편함은 자칫 ‘내가 왕인 신앙’에 갇힐 수 있지요. 때문에 바람직한 신앙생활은 내게 꼭 맞는 하나님을 끌어오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방향으로 우리를 맞추고, 인내하며 나아가는 과정입니다. 성경은 이것을 ‘순종’이라 부르지요.
순종은 결코 쉽지 않습니다. 자신의 생각, 즉 원함(want)이나 필요(need)를 버려야 하니까요. 말이 어눌하여 지도자가 되는 것이 싫었던 모세에게 하나님은 이스라엘 백성 전체를 이끄는 지도자로 성장하길 요구하시고, 하나님의 때에 순종하기 위해 사울을 죽일 수 있는 기회를 버리고 도피의 삶을 지속한 다윗도 시편에 수많은 괴로움을 표현했으며, 십자가 고난을 앞두고 겟세마네 동산에서, “내 뜻대로 마옵시고, 아버지의 뜻대로 되기를 원하나이다”
(마26:39)라고 땀방울이 핏방울이 되도록 기도하신 예수님 역시 철저히 자신을 버리셔야 했습니다.
하지만 결국 그 순종의 대가는 자신의 편함을 좇아 사는 것보다 훨씬 큰 축복을 가져왔습니다. 평범한 유목민으로 자신의 삶만 돌봤을 모세가 수많은 이스라엘 백성 모두를 노예생활에서 탈출시키는 위대한 여정의 주역이 되었고, 자신의 힘이 아닌 하나님의 때를 기다려 왕이 된 다윗이었기에 하나님과 마음이 합한 자로 인정받으며 백성들과 솔로몬에게 태평성대를 물려줄 수 있었으며, 예수 그리스도의 순종이 지금 이 글을 읽는 우리 모두에게 구원의 길을 여는 축복이 되었으니까요.
영적인 귀를 열어 내게 필요한 하나님이 아닌 하나님께 맞고, 하나님께 필요한 자녀로 성장합시다. 미쁘신 하나님께서 우리 생각보다 더 큰 축복을 주시고, 더 많은 사람을 유익하게 하는 귀한 자들로 우리를 부르고 계십니다!
“순종이 제사보다 낫고, 듣는 것이 수양의 기름보다 나으니”(삼상15:22).
하인명 집사
renming@daum.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