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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2호 목차 › 붕우칼럼

광야 같은 세월, 39년

1232호 · 2023-12-17

언젠가 서울교회 메인 예배처소로 쓰고 있는 제1체육관에 행사가 있어서 제2체육관으로 들어가는 길에 예배 사회를 담당하는 김종일 장로가 내게 말했다. “목사님은 정말 광야 길을 걸어가시네요.”

맞다. 나의 39년 목회 길은 정말 광야 길이었다. 철산리에서 마가다락방으로, 마가다락방에서 인천 숭의동으로, 올림픽공원으로, 그리고 다시 올림픽공원에서 지금의 88체육관으로, 그리고 다시 인천교회로 정처 없고 기나긴 광야 길이다. 가라면 가고, 서라면 서고, 그렇게 온 길이다.

왜! 하나님은 나를, 나를 따르는 성도들을 광야로 내몰았을까? 문득 아브라함이 생각났다. 아브라함은 갈대아 우르에서 편안하게 75년을 살았다. 그런데 느닷없이 하나님이 그를 광야로 내모셨다. 집과 가족과 친지와 재산…, 그간 쌓아놓은 것들, 삶의 터전을 모두 버리고 낯설고 황량한 광야로 가라 하셨다. 왜 그러셨을까? 하나님은 아브라함이 온전히 하나님만 의지하기를 원하셨던 것이다. 세상의 것이 아닌 오직 하나님의 것들로 삶이 채워지기를 바라셨다.

광야에서 의지할 것은 아무것도 없다. 오직 하나님만을 의지하고 바라다봐야 한다. 하나님이 나에게, 우리 성도들에게 원하신 것도 바로 그것 아닐까. ‘방백도 의지하지 말고, 세상도 바라보지 말고 오직 나만 바라봐라.’

목회 39년, 하나님만을 바라보며 왔다. 누군가는 나더러 시대에 뒤떨어졌다고 했고, 누군가는 나더러 너무 느리다고 했지만, 나는 사람의 말에 귀 기울이지 않았다. 나는 다른 방법을 모른다. 오직 낙타 무릎이 되도록 기도하며 나의 길을 왔다. 하나님만 바라보고 왔다. 그때마다 하나님은 이스라엘 백성에게 만나를 내리셨듯이, 불기둥으로 덥히시고, 구름기둥으로 시원케 하셨듯이, 반석에서 생수가 터지게 하셨듯이 나와 우리 성도들을 먹이시고, 보호하시고, 인도하셨다.

나는 광야 같은 삶에 불평이 없다. 그것은 희망으로 가는 길이기 때문이다. 하나님이 인도하시는 대로 가다 보면 분명히 가나안에 이를 수 있다는 것을 믿기에 나는 오늘도 전심전력하며 기쁨으로 이 길을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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