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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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74호 목차 › 객원컬럼

거절의 용기

1174호 · 2022-11-06

거절은 죄가 아니다. 거절하는 사람은 나쁜 사람도 아니고 악한 사람은 더더욱 아니다. 거절하는 사람의 자유이고 권리일 뿐이다. 어쩌면 거절하는 사람은 지혜로운 사람이고, 부탁하는 이에게 빨리 다른 일을 모색할 수 있는 길을 가게 해주는 좋은 역할을 하기도 한다.

마태복음 25장 9절에 슬기로운 다섯 처녀는 미련한 다섯 처녀가 기름을 나눠주기를 청했을 때 거절하는 장면이 나온다. 그들은 자칫하면 자기들까지 모자랄 수도 있다는 생각에 정중히 거절한다. 어서 가서 파는 자들에게 사라고 한다. 하나님께서 그들을 왜 슬기로운 자들이라 했는지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한다. 미리미리 넉넉하게 기름을 준비했을 뿐 아니라 그들이 목적을 갖고 준비한 기름을 함부로 남에게 나눠주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힘들게 준비 잘해놓고 인정 때문에, 남 생각하느라, 좋은 사람 소리 들으려고 목적을 상실하고 남에게 나눠주어 목적을 이루지 못하는 것을 많이 본다. 예를 들면 노후준비, 결혼준비, 사업준비 하려고 애써 준비해놓은 물질을 가족이나 친구나 지인들이 급하다며 빌려달라면 거절 못하고 내주었다가 낭패 보는 경우다.

요셉이 풍년 7년 동안 애쓰고 힘써서 애굽 전국에 곡물을 가득히 모아 흉년을 대비했다. 계시대로 7년 흉년은 시작되었고, 백성들은 요셉에게 와서 곡물을 사갔다. 계속되는 흉년으로 돈이 다 떨어지자 요셉에게 와서 곡물을 그냥 달라고 요구한다(창47:15~16). 그러나 요셉은 거절했다. 돈이 없으면 대신 짐승을 가져오라 한다. 백성들은 어쩔 수 없이 짐승들을 가져오고 결국은 땅문서, 자기들의 생명까지 바쳐 바로의 종이 되기로 하고 곡물을 받아가 생명을 부지했다. 요셉은 풍년이 오자 이미 국유화해놓은 땅을 소작 형태로 백성들에게 나눠주고 20%의 토지세를 내는 토지법을 세워 세금 20%를 거둬들인다. 이 요셉은 나쁜 사람일까? 악한 사람일까? 전혀 아니다.

때로는 하나님도 거절하셨다. 다윗의 자녀를 위한 기도, 바울이 가시를 빼어달라는 기도, 마음에 없는 가인의 제물, 바리새인의 기도, 아나니아와 삽비라의 헌금을 거절하셨다.

모세는 바로 공주의 아들 자리를 거절하고 하나님과 함께 고난받는 길을 자청했고, 바울도 본인의 유익한 모든 것을 거절하고 예수 그리스도 한 분으로 발견되고자 배설물로 여겼다. 사드락과 메삭, 아벳느고도 본인들을 총애했던 느브갓네살 왕의 청을 거절하고 목숨 걸고 우상에 절하지 아니하였다. 아름다운 거절, 거룩한 거절이다.

좋은 사람 되려 하지 말고 용기를 내어 거절할 것은 거절하라. 좋은 사람이라는 소리보다 분명하고 정직하다는 소리를 들어라. 죽 쒀서 개 좋은 일 시키고, 남을 원망하며 한탄스러운 인생 살지 말고 때때로 용기를 내어 거절할 줄 아는 지혜로운 삶을 살기 바라며….

이시대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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