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
학교에 들어간 이후로 최종학부를 졸업할 때까지 참 시험도 많이 보았다. 그리고 그게 끝인 줄 알았더니 군대 가도 시험, 나와서 취직하려니 또 시험. 그러고 보면 인생은 시험의 연속이다. 굳이 종이 시험지를 앞에 두고 보는 시험 뿐 아니라 인생의 여정을 가다보니 내가 넘어야할 시험들이 끝이 없다.
학창시절 시험을 봐서 알지만 시험을 보는 족족 매번 좋은 성적으로 통과하는 사람은 없다. 굴곡이 있게 마련이고, 대학입시나 입사시험 등에 고배를 마시고 재도전하는 사람들도 많다. 그런데 신앙생활에 들어와 믿음의 진보를 이루고 더 하나님께 인정받기 원하는 사람일수록 영적 시험의 크기와 강도가 더 크고 세져가는 모양이다.
‘시험에 들었어.’ 코가 석자나 빠져 교회에 잘 나오지도 않고, 급기야 잠수를 탔는지 연락도 되지 않는 경우, 흔히 이렇게 말한다. 그런데, 보통 시험에 들었다고 하는 사람들의 사정을 들어보면 사실 대단한 것은 아닌 경우가 많다. 이미 성경에도 그렇게 말씀하셨다. “사람이 감당할 시험 밖에는 너희에게 당한 것이 없나니 오직 하나님은 미쁘사 너희가 감당치 못할 시험 당함을 허락지 아니하시고 시험 당할 즈음에 또한 피할 길을 내사 너희로 능히 감당하게 하시느니라”(고전10:13). 그러니까 우리가 도저히 감내할 수 없는 시험은 오지 않는다는 말씀이고, 시험에 대해서는 이렇게 대응하라고 말씀하셨다. “내 형제들아 너희가 여러 가지 시험을 만나거든 온전히 기쁘게 여기라 이는 너희 믿음의 시련이 인내를 만들어 내는 줄 너희가 앎이라 인내를 온전히 이루라 이는 너희로 온전하고 구비하여 조금도 부족함이 없게 하려 함이라”(약1:2~4). 즉 시험을 통해 더욱 단단하고 부족함 없는 신앙으로 성장시켜주신다는 말씀이다.
결론적으로 나에게 시험이 온다는 것은 시험 볼 자격이 되었다는 뜻으로 보면 된다. 응시자격은 아무에게나 주어지는 게 아니다. 그에 합당한 기간을 지나며 실력을 갖췄다고 인정하기에 시험을 보게 하는 것이다. 고등학교 3학년 과정까지 이수해야만 대학입시를 볼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진다. 고등학교 과정을 거치지 않았다면 대입검정고시를 패스해야 대입시험 자격을 얻는다. 따라서 ‘시험을 기쁘게 여기라’는 말씀에 정당성이 입증된다. 더 상위단계로 격상될 수 있는 자격을 갖추었다는 인정이니 말이다.
시험은 피한다고 피해지는 것이 아니다. 내가 통과해서 넘어가야 하는 것이다. ‘시험에 들지 않도록 기도하라’(눅22:40)고 예수님이 말씀하셨다. 기도는 내 생각을 버리고 하나님의 생각으로 채우는 길이기 때문이다.
시험이 왔는가? 응시 자격이 주어졌다. 능동적으로 뛰어넘자. 상위자격을 주려고 문제를 냈는데 뒤로 물러가버리면 출제자를 실망시키는 일 아니겠나. 기도하면 되고, 감당할 만큼 주시며, 급기야 답까지 알려준다는데 무엇을 두려워하는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