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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연

1093호 · 2021-04-18
신앙에세이

사연

20대 때 포털 사이트에서 고민 상담 글을 쓰며 나름 지식인으로 활동하던 때가 있었다. 그러면서 세상엔 참으로 여러 많은 사연들이 있음을 느꼈다. 특히 청소년 상담 글을 올릴 땐 안타까운 적도 많았고, 위험에 처한 아이들도 있어 관련 기관 번호를 알려준 적도 있었다. 하지만 그렇게 다른 이들의 고민을 계속 접하다 보니 오히려 나에게 우울한 영향을 끼치는 것 같아 이런 일은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구나 생각하며 글을 멈추었다.

곧 40대를 바라보는 요즘 한 가지 깨달은 것이 있다. 세상 사람들은 누구나 자기 사연을 얘기하고 싶어 하고, 모두 자신의 말을 들어주기 원한다는 것이다. 누군가는 자신의 성공이나 성취를 얘기하고 싶어 하고, 누군가는 자신의 마음이나 아픔을 들어주기 원한다. 아이들도, 어른들도, 남자도, 여자도, 모두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주기 원하고, 또 들어줄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다.

자신의 말에 누군가 귀 기울여 줄 때에는 여러 긍정적인 감정들이 생겨난다. 내가 중요하고 소중한 존재라는 것을 느끼기도 하고, 위안과 평안을 받기도 하며, 자신감과 자존감이 높아지기도 한다. 내 말을 들어줄 사람이 없을 때에 우리는 외로움을 느끼고, 마음속 공허함이 생긴다. 하지만 그럴 때 주님은 우리의 마음 문을 두드리신다. 그 공허함이 바로 문을 두드리시는 소리다.

주님은 당신의 힘들어하는 마음을, 아픔을, 외로움을, 모두 알고 계신다. 당신이 목 놓아 울 때 당신을 꼭 안고 품어줄 준비가 되어 있으시다. 그분의 평안함으로, 사랑으로, 은혜로, 도우심으로. 지금 주님이 당신에게 물으신다. “요즘 네 마음은 어떠니?”

“볼지어다 내가 문밖에 서서 두드리노니 누구든지 내 음성을 듣고 문을 열면 내가 그에게로 들어가 그와 더불어 먹고 그는 나와 더불어 먹으리라”(계3:20).

박찬영 집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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