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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81호 목차 › 선교지에서 보낸 편지

추수하는 날에 얼음냉수 같이

1081호 · 2021-01-24

겨울바다에서 험한 파도와 싸우며 검은 다이아몬드라 불리는 마구로(참치)를 잡는 잇폰츠리(一本釣り) 바다의 사나이를 주제로 한 연말특집이 TV에서 방영되고 있었다. 손으로 선을 당겨 올리는데 200kg 가까운 엄청난 크기의 참치였다. 연말 대청소를 하다말고 푹 빠져들어 나도 모르는 사이에 손을 꽉 잡고 응원하고 있었다.

65세의 아버지와 학교를 졸업한지 몇 년 안 된 아들이 주인공이었는데, 아들이 아버지를 존경한다며 안정된 직장을 그만두고 참치잡이 어부가 되겠다고 하자 아버지는 눈물을 글썽이며 반대했다. 아들만큼은 생명조차 장담할 수 없는 험한 바다에서 고생하지 않기를 바라고, 고생하며 엄마도 없이 혼자 키웠는데 막상 아들이 아버지처럼 잇폰츠리(一本釣り) 참치잡이 어부가 되겠다고 하니 가슴이 시린 모양이다. 잇폰츠리(一本釣り)란 막 잡은 신선한 오징어 같은 것을 먹잇감으로 바다에 던져 참치가 걸리면 손 반 기계 반으로 줄을 당기다가 어느 정도까지 오면 전기 숏커를 내려 참치를 잠깐 기절시키고 그 사이에 배로 끌어 올려서 잡는 옛 방식이다. 최첨단도 아닌 잇폰츠리(一本釣り) 어부가 되겠다고 하니 아버지로서는 기가 막힐 노릇이었다. 그러나 결국 아들은 배를 타게 되었고, 그러던 어느 날 아버지에게 아주 큰 참치가 걸렸다. 혼자서 끌어올리려 하지만 참치는 반항을 하고 더구나 전기 숏커가 고장 나서 기절을 못시켜 생으로 올려야했다. 혼자 악전고투하는데 마침 아들이 탄 배가 지나다가 이를 보고 아버지 배로 건너왔다. 그리고는 그동안 배운 능숙한 손놀림으로 아버지를 도와서 배로 올렸다. 아들보다도 훨씬 크고 무거운 참치로 엔화 2백만 엔(한화 2천만 원)이 넘는 가격이었다.

아버지를 도와주고 아들은 자신의 배로 돌아갔다. 멀어져가는 아들과 아들이 탄 배를 목이 비틀어지도록 바라보는 아버지의 얼굴은 아들을 인정하듯 웃고 있었지만 두 눈에서는 촉촉한 것이 흐르고 있었다.

우리가 누리며 살고 있는 소소한 일상 가운데 그 어느 것 하나도 은혜가 아닌 것이 없고 기적이 아닌 것이 없었다. 나는 이 방송을 보면서 지금까지 생활 속에서 얼마나 많은 불순종이 있었는지를 생각하게 되었다. 그러나 생활 속의 불순종이 불순종으로 끝나게 할 것이 아니라 이 아들처럼 아버지를 돕고 아버지께 인정받는 ‘추수 때에 얼음냉수와 같이 주인의 마음을 시원하게 해 드릴 수 있는(잠25:13)’ 새해가 되기를 간절히 소망해본다.

새해에도 우리를 위해 은혜와 축복을 준비하시는 여호와 이레의 하나님을 찬양하고 꿈꾸며 소망합니다.

서동경예수중심교회 김경숙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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