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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72호 목차 › 붕우칼럼

닮고 싶은 분, 예수

1072호 · 2020-11-22

목회 36년, 내가 닮고 싶은 분은 예수님이었다. 한때 모세를 닮아보려고도 했고, 바울을 닮아보려고도 했었다. 그러나 결국 그분들마저도 닮고 싶어 했던 분, 예수가 나의 롤모델이 되셨다.

하지만, 그분을 닮는 것이 쉬운 일일까. 낙타무릎이 되도록 기도해서 능력을 받아야 했고, 나를 죽여 순종함으로 하나님의 뜻을 이뤄야 했고, 만물의 찌끼처럼 여김을 받아도 변명하지 않기로 작심해야 했다. 또한 꿈틀대는 자아를 쳐서 밑바닥까지 낮아져 섬기는 자가 되어야 했고, 용서할 수 없는 자를 일흔 번에 일곱 번이라도 용서해야 했고, 원수까지도 품고 사랑해야 하는 대양이 되어야 했기에 나는 눈물로 나와 싸웠고, 지금도 거울을 보며 ‘이초석아, 너 왜 그랬어?’ 하며 나를 채찍질한다.

신앙생활은 결국 예수님의 능력, 예수님의 믿음, 예수님의 심성을 닮아가려는 나와의 싸움이다. 사도 바울은 부단히 예수님을 닮으려는 자신과 싸웠다. 그러다 지쳤을 때 ‘오호라’ 하며 곤고함을 드러내기도 했다. 나도 어떻게든 더 예수님을 닮으려고 노력하지만 그에 미치지 못하기에 애가 끓을 때가 있다. 그러나 사도 바울은 마침내 자신을 이기고 예수님을 닮았고, 당당히 “내가 그리스도를 본받는 자 된 것 같이 너희는 나를 본받는 자 되라”(고전11:1)고 했다.

예수를 닮기 위해서는 나를 이겨야 한다. 세상과 타협하고 싶은 나, 세상으로 나가고 싶은 나, 넓은 길로 가고 싶은 나, 편안을 추구하고 싶은 나와 싸워 이겨야 한다. 그리고 스스로 차꼬를 채워 예수의 노예가 되어야 한다. 노예란 의지가 없기에 그렇다.

나는 예수의 노예다. 행복한 예수의 노예다. 이렇게 해서 조금이라도 더 예수님을 닮을 수 있다면, 또 내가 예수님을 닮은 것 같이 내 성도들이 나를 본받는다면 무엇을 더 바라겠는가.

70이 넘은 나이인지라 내 겉모습은 후패하고 있으나 내 속사람은 날로 새로워지는 것은 어제보다 오늘, 오늘보다 내일, 조금씩 더 예수를 닮아가기 때문이리라. 언젠가 성화의 경지에 이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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