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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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47호 목차 › 성경 에세이

내 차가 아니니까

1047호 · 2020-03-22

여보게!

기도원에 잠시 머무를 때의 얘기라네. 어느 날 담양 쪽에 일이 있어서 나를 찾아온 목사와 차를 타고 나갔네. 그런데 그날 운전해주는 집사가 도로에 있는 안전턱을 넘어가면서 덜커덩 하는 거야. 나는 속으로만 ‘좀 살살 넘어가지.’ 생각하고 있었는데, 같이 탔던 목사가 내게 “목사님, 자기 차가 아니니까 저렇게 운전하는 겁니다.”라고 하는 것 아닌가. 운전해주는 집사가 민망했겠지만, 그 목사의 말이 전적으로 틀린 말은 아니지.

길에다 침을 뱉고 휴지를 버리는 것은 내 집이 아니니까 그러는 거라네. 자기 집에 그러겠는가. 공중화장실이 더러운 이유는 자기 집 화장실이 아니니까 아무렇게나 사용해서 그런 거고. 공중목욕탕에 가보면 물을 펑펑 틀어놓고 이를 닦거나 비누칠하는 사람들이 있지. 자기 것이라면 그러겠나. 또 자동차를 타고 가다 보면 앞차에서 유리를 내리고 담배꽁초를 밖으로 휙 버리는 운전자들이 있지. 거리는 더러워지거나 말거나 자기 차는 더럽게 할 수 없다는 거지.

문득 생각나는 게 있네. 예전에 내가 타던 차를 아들에게 준 적이 있었네. 그랬더니 그 녀석이 그렇게 차를 열심히 세차하더라고. 내가 탈 때는 한 번도 해준 적이 없었는데 말이야.

다른 얘기도 할까? 기도원에 사과나무가 많은데, 사과가 많이 썩었더군. 바로 앞마을 사과는 크고 싱싱한데 말일세. 그래서 왜 그러냐고 했더니, 한 장로가 그러더군. 자기 것이 아니니까 관심이 없어서 그런 거라고. 맞는 말이네.

왜 공산주의가 성공하지 못하는지 아는가? 공산주의 경제가 성장할 수 없는 것은 자기 것이 아니기 때문이라네. 일한 대로 자기 것이 된다면야 눈에 쌍심지를 켜고 일할 테지만, 어차피 공동의 것이고 일정하게 분배되는 것이니 대충하는 거라네.

여보게!

성공하고 싶은가?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이 회사 일이 아니라 내 일이라고 생각하게. 내가 다니는 직장이 내 기업이라고 생각하게. 그럼 지금처럼 대충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게 될 거야. 그러면 상사의 눈에 들어 승진하게 되지 않겠나. 만사 내 일이라고 생각하면 성공한다네.

朋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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