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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9호 목차 › 붕우칼럼

자신감

1039호 · 2020-01-26

‘돌다리도 두드리고 건너라.’, ‘아는 길도 물어가라.’

만사 조심하며 짚고 넘어가라는 선조들의 잠언이다.

그러나 너무 신중해서, 너무 조심하느라 일의 진척이 없는 것은 문제가 된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집회로 기억된다. 영어 통역을 담당한 집사가 내 말을 통역해야 하는데 한참씩 머뭇거린다. 그날 그의 통역에 신경 쓰느라 나는 설교 내내 답답함을 느꼈다. 집회가 끝난 뒤에 도대체 왜 그랬냐고 묻자 그의 말인즉 신중을 기하느라 그랬다는 것이다.

매사 이런 식이면 어찌 될까? 독일의 철학자 임마누엘 칸트, 그는 매우 논리적이고 신중한 사람이었다. 그런 면 때문에 그가 유명한 철학자가 될 수 있었지만, 결정적으로 실수하는 일도 생겼다. 칸트는 어느 여인과 오랜 기간 사귀고 있었다. 여인은 이제 칸트가 청혼하기를 기다렸지만 그런 기색이 보이지 않자 용기를 내어 먼저 청혼을 했다. 여인의 청혼을 받은 칸트의 대답은 이랬다. “생각해보겠습니다.” 칸트는 집에 돌아와 결혼에 대해 연구하기 시작했다. 결혼에 대한 자료를 들여다보며 결혼의 실태와 장단점에 대해 조사하고…. 그리고 결론을 내렸다. 결혼하기로. 그러나 칸트는 그 여인에게 청혼할 수 없었다. 그 여인은 이미 다른 남자의 아내가 되어 있었기 때문이었다.

지나치게 조심하는 자들이여! 혹시 신중하다는 허울 아래 두려움이 자리 잡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보자. 자신감의 결여로 후퇴한 것은 아닌지.

매번 돈키호테식의 삶을 살라는 것이 아니다. 매사 무리수를 두라는 것도 아니다. 만사 준비가 철저하면 자신감을 갖게 되고, 때가 되었을 때 지체 없이 결단하고 승부수를 던질 수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인생은 타이밍’이라고 한다. 때를 놓치고 후회하는 만시지탄(晩時之歎)의 삶을 살지 말자. 게으름을 버리고 부지런히 늘 준비하며 만반의 태세를 갖추어 기회가 왔을 때 쟁취하는 자들이 되기를 바란다. 자신감은 실력에서 나오는 것으로, 준비한 자의 몫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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