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일을 하라
얼마 전 끝난 20세 이하 월드컵(U-20) 대회에서 우리나라 청소년 축구대표팀이 준우승이라는 새로운 역사를 기록하며 모든 국민들에게 기쁨을 주었습니다. 특히 이강인이라는 어린 선수가 18세의 나이에 최우수 선수에게 주는 골든볼을 수상하게 되었습니다.
이번 대회에 임하는 선수들이나 코치진의 모습들이 예전과는 확연하게 달랐습니다. 위기 상황 속에서도 당황하거나 포기하지 않고 실수했을 때에도 웃으면서 서로 격려하는 모습이 너무나 보기가 좋았습니다. 36년 전 선배들이 멕시코 대회에서 4강에 올랐을 때와는 너무나도 판이한 장면이었습니다. 그때에는 스파르타식으로 훈련을 받은 탓인지 ‘붉은 악마’라는 별명처럼 결기에 찬 표정이 무섭게 느껴질 정도였습니다. 그 당시 감독은 경기에 지면 태평양을 헤엄쳐서 건너갈 각오를 하라고 으름장을 놓았다는 일화가 있습니다.
이번에 어린 대표 팀을 맡은 정정용 감독은 시합 직전에 선수들에게 ‘실컷 즐기고 돌아오라.’는 이야기를 했다고 합니다. 선수들은 정말 경기를 즐기는 것 같았습니다. 결승전에서 3대 1로 역전패를 당하고 나서도 기자들이 “눈물이 나지 않았느냐?”고 묻자 “최선을 다 했는데 왜 눈물이 나요?”라며 당당하게 반문하던 이강인 선수의 인터뷰 장면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인생의 행복과 성공의 비결은 자신의 적성에 맞고 평생 즐겁게 할 수 있는 일을 찾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걸음마를 시작할 때부터 공차기를 좋아했던 이강인 선수의 숨은 재능을 부모님들이 발견하고 열 살 때 스페인 유학을 보냈다고 합니다. 이역만리 낯선 땅에서 잘 적응할 수 있었던 것은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생활했기 때문입니다. 만약에 그런 아이에게 법관이나 유명한 과학자가 되라며 하기도 싫은 공부만 강요했다면 부모도 힘이 들고 아이도 죽을 맛이었을 것이며 분명히 결과도 좋지 않았을 것입니다.
모든 자녀들이 대학을 가야하고, 졸업 후에는 재수 삼수를 해서라도 공무원시험이나 대기업 시험을 준비하는 사회는 건강한 사회가 아닙니다. 학력이나 스펙보다도 자신이 즐겁게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서 실질적인 공부와 경험을 쌓는 것이 자기 자신뿐만 아니라 국가에도 도움이 되는 길입니다. 무슨 일을 하든지 즐겁게 꾸준히 오래하다 보면 그 분야에 전문가가 되고 세계 최고의 자리에 올라갈 수가 있습니다.
세대가 어느 정도 지났다고 생각했는데 아직도 “그래도 대학 졸업장은 있어야지 시집 장가를 보내죠.”라고 하는 부모님들이 있습니다. 아닙니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일에 전문가가 되어서 경제적 자립을 한 사람에게 결국 더 많은 선택권이 주어질 것입니다. 세상의 풍조 따라 부화뇌동하지 말고 자신이 평생 즐길 수 있는 일거리를 찾는 것이 행복한 삶의 출발점이 될 것입니다. 상화평 목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