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석으로 깎아 지은 아름다운 집들이 늘어갑니다. 정원에 꽃들이 만발하고 작은 연못에 금붕어도
노닐게 하니 이런 집의 아름다움을 달리 표현할 형용사 찾기가 어렵습니다. 그러나 가정은 건물이 아닙니다.
‘집(House)은 있으나 가정(Home)이 없는 시대’, 안타깝게도 이것이 오늘날 우리 세대의
현주소입니다.
돈으로 집은 살 수 있고, 지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가정은 사랑으로 기초를 놓아야 합니다. 그
위에 화목과 신뢰로 기둥을 삼고 믿음으로 지붕을 얹는 형식을 지닙니다. 우리는 연일 매스컴을 통해
가정 분쟁에서 비롯된 사건사고를 접하고 있습니다. 가정 폭력도 나날이 그 정도가 심해져서 ‘매 맞는
아내에 대한 문제’가 사회의 이슈로 등장하는가 하면, 심지어 자신이 낳은 자식을 죽이거나 과외비를
주지 않는다고 부모를 살해하는 패륜적인 일들이 너무도 쉽게 우리 가운데서 목격되고 있습니다.
30%를 넘는 이혼률로 가정은 흔들리고, 결국 이 사이에서 방황하는 자녀들이 거리로, 거리로 쏟아지고
있습니다. 안식처를 잃은 가장과 어머니, 그리고 자녀들이 각자 자기를 위로해줄 그 무엇인가를 찾게
될 때, 너무도 쉽게 달콤한 유혹과 쾌락에 넘어가는 것을 봅니다. 그리고 이것이 가정 파괴를 더욱
가속화시키는 원인이 되는 것입니다.
가정에서 발생되는 문제는 비단 한 개인의 문제가 아닙니다. 가정이라는 가장 기본적인 조직이 약화되고
무너지게 될 때에 나라 전체의 질서가 위협받는다고 하는 사실을 우리는 역사를 통해 너무나 잘 알고
있습니다. 범죄율은 나날이 높아져 가고 있습니다. 심지어 우리나라를 빗대어 말하기를 ‘범죄 공화국’이라고도
부르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 모든 원인이 ‘가정 붕괴’에서 온 것입니다. 문제 아이는 문제 부모에서
파생됩니다.
가정의 존립은 ‘가장의 무능에서 일어난다’고 단언합니다. 가장은 가장의 자리를 제대로 지키고, 아내
또한 제자리를 이탈하지 않으면 아이들은 심성이 휘지 않고 곧게 자라게 되어 있습니다. 뿌리를 내릴
흙이 없으면 나무가 자라지 못합니다. 부모가 옥토가 되지 못하고, 돌짝 밭이 되거나 가시덤불이 되어
버리면 아이의 심성이 엉키고 꼬여 제멋대로 자라게 되는 것입니다. 그 아이가 자라 다시 가정을 이루게
되면 아이가 받은 상처로 인해 이런 악순환이 후대에도 지속되는 것입니다.
5월은 가정의 달입니다. 우리 가정을 하나하나 재정비해야 합니다. 내 자리를 벗어난 나부터 교정해야
합니다. 내가 내 자리를 지키면서 모두가 자기 자리에 돌아오기를 기도해야 합니다. 가정은 나 혼자만의
힘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이렇게 구성원 모두가 노력해야 하는 것입니다.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이라고
합니다. 가정이 제대로 서지 않으면 성공도 명예도 부귀도 빛을 잃습니다. 가정이 기초입니다. 기초가
흔들리면 그 위에 쌓은 공든 탑은 무너지게 되어 있습니다.
하나님이 천지를 만드신 후, 가정이라는 기관을 세워주셨습니다. 아름다운 가정, 행복한 가정을 만드는
것은 하나님의 뜻이며 바람입니다. 천지가 푸르고 약동하는 이 5월에 가정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어
봅시다. 홈리스(Homeless)의 인생으로 살지 말고, 언제나 나를 반기고 기다려 주는 가족의
사랑이 있는 행복한 삶을 구가해 봅시다. 내가 먼저 가정으로 돌아가고, 가족을 살피며, 사랑을 표현합시다.
웃음소리가 가득하고 찬송이 담장을 넘는 가정을 만들어 봅시다. 하나님이 그 가정에 풍성한 복과 창대한
약속을 허락하실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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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5월5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