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3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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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유는 단지 화장픔이 아니었습니다









향유는 단지 화장품이 아니었습니다


누가복음에 보면 예수께서 한 바리새인의 집에 들어가 앉으셨을 때 여인 하나가 다가와 예수의 발에 입 맞추고 향유를 붓는 장면이 나온다. 또한 예수께서 베다니 시몬의 집에 유하셨을 때도 한 여자가 값진 향유를 예수의 머리에 붓고 있다. 이렇듯 우리는 성경에서 향유에 대한 이야기를 여러 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

그러나 향유의 사용처와 용도를 모르는 우리로선 이같은 일들이 쉽사리 이해되지 않는 게 사실이다. 그렇다면 그들이 이렇게 향유를 즐겨 사용하게 된 이유가 무엇일까? 팔레스타인은 알다시피 물이 매우 귀한 지역이다. 예나 지금이나 반 년 정도에 내리는 강수량이 그리 풍족하지못하다.

무더운 날씨가 연일 계속되고, 게다가 물이 적어 목욕은 제대로 할 수 없으니 작은 마찰에도 피부가 쉽게 상하게 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래서 매끄러운 향유를 바르기 시작했고, 몸에서 나는 악취를 막기 위해서도 향유를 사용했다. 물대신 향유가 쓰인 셈이다. 그래서 그들에겐 귀한 손님이 찾아오면 손님의 머리에 향유를 바르는 풍습이 있었고(마26:7, 눅7:38, 요11:2) 이것이 곧 손님에 대한 예우였다.

대연회 시에는 향료의 기름을 손님의 머리에 올려놓아 그 체온으로 녹여 향기와 신선함을 느끼도록 해서 손님을 기쁘게 했다 한다. 또한 향유는 향료와 함께 장의용(葬儀用)으로 사용되기도 했다. 성경에 아리마대 요셉이 예수의 시신을 가져다가 장사지낼 때 향품과 함께 향유를 사용하고 있는데 이는 시신에서 나는 악취를 줄이는 데 효과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왕이나 제사장의 취임식에도 향유를 사용했는데, 그 한 예로 사무엘이 사울을 왕으로 추대할 때 사울의 머리에 기름을 부은 일이 사무엘 상에 기록되어 있다. 이처럼 향유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그저 화장품으로만 쓰여진 것이 아니었다.

생활의 필수품으로 가난한 자도 향유를 소지하고 있었고, 대신 부한 자들은 값비싼 향유를 사용한 것으로 생각된다. 누가복음 14장에 여인이 옥합을 깨뜨리자 ‘그것을 팔아 가난한 사람이나 구제하자’고 분개한 사람은 향유의 종류와 시세를 잘 알고 있었던 사람이었나 보다. 잽싸게 계산해 내는 것을 보아서 말이다.

겨울 내내 눈이 흔치 않더니 역대 최고의 봄 가뭄이 예상된다는 뉴스를 보았다. 강둑마다 바닥이 드러나고 저수지도 같은 양상을 나타내며, 일부에서는 식수마저 부족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그러나 이것은 이미 예견되어졌던 일이다. 우리나라는 ‘미래에 물 부족 국가가 되리라’ 예상된 나라다. 우리도 저들처럼 물대신 향유를 바르고 머리에 향유를 붓고 싶지 않으면 지금부터 물을 아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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