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신앙과 목회, 그리고 삶에 있어 귀한 모토가 되어준 말이 있다. 바로 ‘병사는 죽어도 전쟁은 이겨야 하고 핍박과 순교가 온다 해도 예수는 증거되어야 한다’고 하는 말이다. 이 말은 언제나 나의 가슴에 메아리쳐 울려 항상 나 자신을 돌아보게 했다. ‘혹시 내가 지금 타성에 젖어들고 있지는 않은가? 내 본분과 사명을 망각한 채 혹시 안주하고자 하고 사람들에게서 인정이나 받으려 하지는 않은가?’고 말이다.

때문에 나는 예수로 말미암아 받는 고난이나 핍박 앞에서 조금도 주저하거나 두려워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것이 나를 더욱 하나님께 나아가게 하는 디딤돌이 되어주리라 믿고 지금껏 달려가기를 멈추지 않았다. ‘사기꾼이다, 살인자다’하는 온갖 모함과 핍박, 그리고 갖은 협잡 속에서 내 이름과 명예가 땅에 떨어지고, 말 그대로 만물의 찌꺼기같이 여김을 받을 때에도 나는 결코 낙심하지 않았다.

나를 안수해 준 교단에서조차 나를 정죄하며 제명했을 때에는 낙심하기는커녕 도리어 떡을 빚어 성도들과 함께 잔치를 벌였으며 하나님께 감사의 기도를 드렸었다. 예수님께서도 자신을 따르려거든 ‘핍박을 겸하여 받아야 된다’고 말씀하지 않으셨던가! 오직 그 날의 상이 어떠함을 잘 알고 있기에 나는 묵묵히 내게 주어진 길을 걸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핍박의 바람이 거세면 거셀수록 성령의 역사 또한 강하게 나타나게 된다고 하는 사실을 나는 두 눈으로 직접 목도할 수 있었다. 이 모두가 우리의 모든 수고와 눈물을 보상하시는 하나님의 은혜가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목회 초창기의 어느 날, 그 날도 나는 이렇게 보상하시는 하나님의 은혜를 가슴 저리게 경험할 수 있었다.

사당동에 있는 모 교회에 부흥회를 인도하러 간 나는 정말 말도 못할 곤란을 겪게 되었다. 한참 예수를 증거하고 있는데 난데없이 사람들이 몰려들더니 ‘이단이다’며 입을 치고, 국부를 움켜쥐는 것이 아닌가!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일이 아닐 수 없었다. 터진 입에서는 피가 흐르고, 또 국부를 잡히어 그 고통으로 인해 등줄기에선 식은땀이 흘러내리는 것이었다.

그러나 그렇게 어찌할 수 없는 상황에서도 나는 자제력을 잃지 않았다. 아니, 마치 누군가가 내 발을 꽉 움켜잡고 있는 느낌이었다. 내가 특수 훈련을 받은 특수 부대 출신으로 장정 여럿도 상대 할 수 있을 만했고, 게다가 구두를 신고 있었기에 국부를 잡고 있는 자를 걷어차기만 해도 그 고통스런 상황에서 놓여날 수 있었다. 그러나 나는 가만히 그 고통을 감내하며 오로지 목놓아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만을 증거했다.

그들이야 어찌됐건 나는 예수님의 가르침을 가르치는 목사가 아니겠는가! 목회자로서 또한 한 남자로서 그런 수치와 부끄러움을 당해야 했지만, 오직 예수님의 당하신 것을 기억하고 인내하며 오직 예수의 이름을 증거했더니 정말 하나님께서는 놀라운 성령의 역사를 나타내심으로 이 모든 것을 보상해 주셨다.

그 집회에서 소경이 눈을 뜨는 참으로 놀라운 역사가 나타났던 것이다! 게다가 정신병으로 고통받던 여인이 깨끗이 고침 받는 역사도 나타났으니 그녀가 바로 지금 인천 교회를 담임하고 있는 이기도 목사의 여동생이 아니겠는가!

그렇다. 핍박의 바람이 거셀수록 성령의 역사 또한 강하게 나타난다. 나는 순간의 욕구 충족에 현혹되어 잠시 잠깐의 만족을 위해 영광의 꽃다발을 받기 보다, 핍박받는 한 알의 밀알이 되고 싶다. 그래서 영원한 세계에서 아름다운 꽃과 열매를 듬뿍 거둬들이고 싶다. 성도들이여, 우리의 모든 행위에 보상하시는 하나님을 기억하자!

이초석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