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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의 명예를 걸고 뛰는 자
부끄럼 당하지 않는다
지금으로부터 14년 전, 내가 상계동에 있는 모 교회에서 부흥회를 인도할 때의 일이다. 그때
내가 초빙되어 간 교회는 공간이 협소해서 집회 장소로 근처에 있는 채석장에 천막을 쳤었는데,
한번 생각해 보라! 그 울퉁불퉁한 채석장, 여기저기 지천으로 널린 돌덩어리들 위에 천막을 쳤으니
그 바닥이며 환경이 어떠했을까! 그러나 나는 여기에 개의치 않고 담대히 예수의 이름으로 귀신을
쫓아내며 병든 자를 일으켜 세우고 이렇게 따르는 표적으로 하나님의 말씀을 힘있게 선포하였었다.
그러나 귀신이 나가 넘어지는 사람들 중 그 누구도 울퉁불퉁한 채석장의 돌바닥으로 인하여 다치거나
상하는 사람이 없었다. 내가 오직 예수의 이름으로 귀신을 쫓아냈기 때문이다. 성경에도 귀신이
나갈 때 사람을 넘어뜨리되 그가 상하지 않았다고 하지 않았던가(눅 4:35)! 성령께서는 나를
계속 사로잡으셨고 그렇게 집회의 열기는 날이 갈수록 더해져만 갔다.
그런 나의 모습을 보며 그 교회 담임 목사가 기이한 눈으로 나에게 묻는다. “목사님, 어떻게
하면 목사님처럼 할 수 있지요?” “다른 것은 없습니다. 오직 예수의 이름으로 하면 됩니다.”
‘오직 예수의 이름으로’라는 나의 말에 짐짓 무엇을 깨닫기라도 했기 때문일까? 지그시 고개를
끄덕이던 그는 뭐가 신이 나는지 어깨를 들썩이며 자리를 뜨는 것이었다.
그 일이 있고 얼마 후, 그렇게 집회를 마치고 강사 숙소라 하여 교회에 딸린 조그마한 방으로
돌아와 잠시 쉬고 있을 때였다. 그런데 갑자기 밖에서 한참 고성이 오가면서 시끌시끌한데 ‘강사가
어쩌구 저쩌구’하는 소리가 들리지 않았겠나! ‘어? 나를 두고 그러는 건가?’ 그냥 흘려버릴
수 없어 자리에서 일어섰다. “아, 강사 어디 있어! 강사!” “제가 강사인데 무슨 일이십니까?”
“아니 당신이 뭔데 멀쩡한 얘를 이렇게 만들어 놔! 당신이 책임질 거야!” 아니 깬 밤중에 홍두깨라고
초면임에도 다짜고짜 나에게 대고 삿대질이다.
“대체 어떻게 된 일입니까?” “아니 몰라서 물어요? 사람이 양심이 있어야지. 당신이 안수하고부터
얘가 이렇게 기억상실증에 걸리지 않았소!” “아니 선생님, 제가 이 아이를 이렇게 만들었다니요?
누가 그럽디까?” “누구긴 누구요. 목사님이 그랬지!” 너무나 어처구니가 없었다. 안수해준 적도
없는 얘가 나에게 안수를 받고는 이렇게 기억상실증에 걸렸단다.
알고 보니 그 담임 목사가 자기도 나처럼 귀신을 쫓는다며 안수를 하다가 내가 귀신을 쫓을 때는
사람들이 잘도 넘어지는데 자기가 안수를 할 때는 사람들이 눈만 멀뚱멀뚱 뜨고 쳐다볼 뿐인지라,
‘에라 모르겠다’하고는 억지로 밀어 넘어뜨려 채석장, 그 돌바닥에 심하게 머리를 부딪쳐 바로
그때 귀신이 틈타 그리된 것이었다. 그런데도 자신은 모른 척 문제의 책임을 은근히 나에게 떠넘겼던
것이다.
‘나 참….’, 순간 입맛이 썼다. 강사라 하여 강사료를 요구한 것도 아니요, 오직 그 교회의
부흥과 영혼 구원을 위해 이렇게 눈물과 땀방울을 흘려가며 수고로움을 아끼지 않았는데 결국 그런
나에게 주어진 것이 이런 헛된 누명뿐이라니…. 그러나 누군가는 해결해야 할 일이다. 나는 그
아이를 잡고 있는 귀신을 쫓았다. “악하고 더러운 귀신아, 기억을 되살리고 나가!” 그리고는
몰려든 가족들에 대고 이렇게 외쳤다.
“가시오! 이제 아이는 괜찮을 것이니 가시오!” 내 어디서 그런 담대함이 생겼는지 모르겠다.
순간 내 위엄에 눌렸음인지 가족들은 처음 나를 찾던 그 기세는 온데 간데 없이 머쓱하니 아이를
데리고는 교회를 나선다. 그런데 바로 그때였다. 계단을 내려가던 아이가 ‘엄마, 나 기억나’하면서
기억을 되찾은 것이 아닌가! 나는 이것을 통해 예수님은 지금도 당신의 명예를 걸고 뛰는 자를
돕고 계신다는 것을 다시 한번 체감할 수 있었다.
또 전날 그 교회의 모 집사가 와서는 ‘담임 목사님이 수치를 당하는 꿈을 꿨다’고 이야기해 주었는데
바로 이것이 그대로 된 것이 아니겠는가! 이 또한 하나님께서 미리 알게 하신 대로 그리된 것이었다.
그렇다. 하나님의 역사는 복음을 증거하는 바로 그 곳에서 일어나는 것이다. 우리 모두 각자 ‘자신의
삶’이라는 선교지에 파송된 선교사라는 사실을 다시금 되새기고 그 선교 현장에서 믿음의 역사를
일으키도록 하자!
이초석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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