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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아, 파도야 잠잠할지어다
지금으로부터 14년 전,저 멀리 전남 넙도에서 연락이 왔다. '부흥회를
인도해달라'고 말이다. 이름도 낯설고 가는 길도 낯설다지만 흔쾌히 '그러마'고 했다. 그렇게
하여 길을 나서는데 가는 길이 여간 만만찮다. 인천에서 목포까지, 그리고 배를 타고 노화까지
가서,다시 그 '통통'거리는 조각배로 갈아타고 나서야 겨우 도착할 수 있었던 것이다. 나는 그곳에서
4일동안 집회를 인도했다. 그리고 그 틈틈이 포구에 나갔다. 어부들에게 복음을 전하고자 함이었다.
그런데 어떻게 다가갈 방법이 없다. 그 때 갑자기 떠오르는 아이디어 하나,나는 동행했던 김근철
전도사를 불렀다.
"자네 가게에 가서 술하고 뭐 안주거리 좀 사오게나."
"예? 수,술이요?"
"그래,술.얼른가서 사오지 뭐 하나!"
조금 당황해 하는 표정이 역력하다. 그래도 자꾸 재촉하는 말에 가게에 가서 술이며 새우깡이며
사 가지고 오는데,나는 그것을 가지고 어부들에게로 다가갔다. 그리고 준비한 술을 대접하며 이야기
거리를 만들어 가기 시작했다. 과연 효과는 대단했다. 예수쟁이라는 낯선이방인을 경계하던 눈빛도,
억센 바다사내들의 마음도 멏 잔의 술에 어느샌가 활짝 열려버린 것이었다. 그 열린 틈을 비집고
나는 살아계신 하나님, 구원자 예수님을 전했다. 그렇게 열정적으로 복음을 전하는 모습을 보며,
또 나와 함께 하시는 하나님의 능력을 체험하고는 그 자그마한 섬 마을 넙도는 곧 성령의 도가니가
되어버렸다.
그런데 4일간의 집회를 마치고 돌아올즈음 갑자기 폭풍주의보가 내려져 모든 배가 포구에 꽁꽁 묶여버렸다.
넙도의 성도들은 "목사님이 계시니 좋아요"라고 하지만 나는 교회로 돌아가 철야예배를
인도해야 했다.간절히 기다리는 성도들을 내 어찌 외면할 수 있으랴! 험한 바다의 움직임을 보며
넙도의 성도들과 목사는 '위험하다'며 말렸지만 나는 성난 파도도 잠잠케 하시는 예수 이름의 권세를
믿고 있었기에 담대하게 배를 대라고 했다. 그렇게 하여 한 집사가 배를 대 노화까지 가게 되었다.
그런데 이건 숫제 전쟁이다. 쉴새없이 뱃전을 두드리는 파도와 싸우는, 우리의 배는 말 그대로
망망대해에 이리저리 흔들리는 조그만 나뭇잎, 바로 그것 이었다. 나는 그 바다를 향해 "바람아,파도야
잠잠하라!" 를 수 없이 외치고 또 외치며 방언 기도를 멈추지 않았다. 제아무리 폭풍우라
할지라도 예수 이름 앞에서 우릴 어찌할 수 없었나 보다.
그렇게 성난 폭풍우를 뜷고서 그에 비해 너무나도 작은 우리배는 무사히 노화에 도착할 수 있었던
것이다.
사람들은 폭풍우를 뚫고 나와 포구에 배를 대는 우리 일행을 보자 '기적이다'며 놀라 혀를 내두른다.그러나
이네 시작일 뿐이다. 목포까지는 또 멀고 먼 뱃길이 기다리고 있었다. 상황이 상황인지라 목포로
가는 배는 없었다. 그러나 가야했다. 가려면 어떻게든 방법을 찾아야 했다. 그렇게 헤메다닌지
얼마 후, 나는 몰래 뜨는 배가 있다는 정보(?)를 들을 수 있었다. 폭풍주의보가 내려져 다른
배들이 모두 묶여 있지만 나 같이 급한 사람들을 태워 해경의 눈을 피해 몰래 배를 띄우는 경우도
있다는 것이었다. 한참을 수소문한 끝에 나는 그 배 에 오를 수 있었다. 그리하여 해안선을 따라
경비정의 눈길을 피하고 한참을 폭풍우와 싸운 끝에 우리는 목포까지 무사히 다다를 수 있었다.그리고
교회까지...이렇게 장장 18시간을 바람과 파도와 나 자신과 싸운 끝에 마침내 단에 올랐다.
그리고 성도들의 얼굴을 하나하나 대할 때,내 마음엔 한없는 희열과 감사가 넘쳐나고 있었다.
문제가 오면 피할 길만 찾는 사람이 있다. 맞서 싸우려 하기보다 도망가기에만 급급한 사람이 있다.
그러나 우리에겐 예수 이름의 권세가 있다. 그렇다. 그 이름 앞에 만물이 복종하기 마련이다.
그 분이 또한 나를 능히 지키실 것이기 때문이다.영광은 고난의 보자기에 싸여 우리 앞에 나아온다.위기의
폭풍우가 지나가면 반드시 그 뒤엔 영광의 햇살이 방긋 미소를 지으며 우릴 찾아온다. 마음을 굳세게
하라. 담대하라. 예수 이름의 권세를 회복하라. 그리고 위기의 폭퐁우를 뚫고 나아가라.
그러한 자에겐 희열과 감사의 생수가 넘쳐날 것이다.
-이초석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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