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자식만 살찐다면....

전철을 타고 가는 길이었다. 출근길처럼 북적대진 않았지만 앉을 자리가 없이 소란하다. 빽빽거리며 울어대는 아이 때문에 사람들의 신경이 모두 그 아이에게 쏠려있다. 그래도 엄마는 우는 아이의 엉덩이만 때려댈 뿐 속수무책인 모양이다. 그러니 아기는 더 울어댈 수 밖에.그런데 참 신기하고도 재미있는 광경을 보게 되었다.
한 엄마가 갑자기 젖을 옷 밖으로 쑥 꺼내더니 우는 아이의 입에 물리는 것 아닌가!

금새 아이는 울음을 그치고 열심히 젖을 빨아댄다. 눈물이 눈 속에 그렁그렁한 채로 젖을 맛나게 빠는 아이의 모습을 보니 절로 미소가 번지다. 그런데 아까 그 아이는 여전히 울어댄다. 계속 엉덩이를 때려대니 점점 소리가 높아가다 급기야 찢어지듯 울어댄다.하도 답답하여 보다못해 그 엄마에게 말했다.
"이봐요.아기한테 좀 젖을 물려봐요.배가 고파서 그런 모양인데."
"아니,여기서 어떻게 젖을 물려요.좀 있으면 내려요.죄송합니다. 조금만 참아주세요."
"글쎄,저 엄마 좀 봐요.바로 젖을 물려주니까 아기가 금새 울음도 그치고 저렇게 좋아하잖소.보아하니 무식한
사람 같지도 않은데 말이야."
"저 그래도 고등학교까지 나왔어요.그런데 어떻게 사람들 앞에서 여자가 가슴을 내놓는단 말이예요?
전 그렇게 는 못해요."

그래 확인하고 싶은 마음에 아기에게 젖을 물리고 있는 엄마에게 물었다.
"애기 엄마는 보아하니 인텔리 같은데 애가 운다고 사람들 앞에서 가슴을 훌떡훌떡 잘도 내놓습디다."
"그레세요? 전 뭐 그런 거 신경 안써요. 내 자식이 우는데 젖부터 물리는게 상책이죠.내가 대학에다 유학까지
갔다왔어도 그게 다 무슨 소용이란 말입니까?간판이 내 자식 살찌워 주나요?"
할 말을 잊었다.그래 백 번 옳은 말이다.
체면,염치가 밥 먹여주지 않는다. 남이 뭐라고 떠들고 손가락질해도 상관없다. 내 자식이 배가 고파 우는데 무슨 체면인가? 우리의 아비,어미들이 그런 체면 ,염치만 찾았으면 오늘날 같은 발전은 불가능했다.

그들은 자신들이 똥 구루마를 끌고 길바닥 청소를 마다하지 않으면서도 자식의 장래를 위해 모든 것을 참고 희생했다. 남들이 비천하다 손가락질해도 그들의 소망을 꺾을 수는 없었다.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희생도 마찬가지다. 그분은 뺨을 맞고 수염을 뽑히고 등짝을 맞으며 온갖 수욕을 당했지만 우리를 구원하기 위해 죽음까지 인내하셨다. 더 높은 가치와 목표를 위해 나를 이기는 자가 참 성공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