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기도하다 나 자신을 돌아볼 때가
있다. 그럴 때면 새삼스레 '내가 참 많이도 변했구나!'하고 생가하게 된다. 예수를 믿기
전과 지금의 내 모습이 너무도 차이가 난다는 말이다. 그 중에 하나, 눈물이 참 많아졌다.
나는 자식이나 친구들이 눈물을 흘릴때면 '사나이 대장부가 울긴 왜 울어!'하며 그들을
질타하던 사람이었다. 그런 내가 도리어 눈물의 샘이 터진 것이다. 목사가 눈물이 많어졌다고
하니 이상하게 생각할 사람도 있으리라.그러나 사실이다. 내 가슴과 내 눈은 항상 젖어있다.
나는 본시 뛰어난 사람도 아니다. 그렇다고 지혜가 있었느냐면 그것도 아니다. 지혜도 능력도
사랑도 없었다. 그런 나를 하나남은 부르셨다. 그리고 나를 충성되게 여기셔서 덜컥 양
무리까지 맡기셨다. 날 구원하신 은혜만으로도 족한데 저 하나님의 백성들을 책임지라는 거다!
그래서 울었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목이 터져라 외치고 또 우는 것뿐이었다. 왜냐하면
하나님
은 거짓말을 못하시는 분이기 때문이다. 그 하나님께서 애통하는 자에게 위로를 주신다고 하셨다. 약속을
또한 기업으로 주신다고 하셨다. 그래서 지혜가 없으니 지혜를 달라고 울었다. 능력이 없으니 능력을
또한 주십사고 울었다. 오직 하나님의 말씀대로만 살아갈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울었다.
목회 초년병 시절에 있었던 부끄러운 고백을 하나 할까 한다. 모 기도원에서 간증 집회를 좀 인도해
달란다. 그래서 차에 성도 몇 사람을 데리고 즐거운 마음으로 그곳을 찾아갔다. 도착해보니 마침,
그곳에서 어떤 사람이 예언을 하고 있는 것이었다. 혹하는 마음에 머리를 조아리고선 그의 말에
열심히 귀를 기울였다. 그런데 그의 말을 듣자니 너무도 오묘하기 그지없지 않은가! 한마디도 놓칠
수 없어 귀를 더욱 쫑긋 세우며 다가앉았다. 그런데 그런 내 모습을 보면서 나를 초청한 그 기도원
원장이 혀를 차는 것이었다. "주의 종이 '영분별'을 못해도 유분수지, 귀신이 말한는 겐지,성령의
음성인지도 분별을 못해! 당신 같은 사람이 간증은 무슨 간증이야,당장 돌아가시오!"하는 것이
아닌가!영적 무지가 낳은 결과였다.
지금까지 하나님의 말씀인줄 알고 기쁜 마음에 듣고 있었던 모든 것이 바로 귀신의 소리요, 미혹된
사람의 넋두리였던 것이다. 그때의 참담함이라....마음이 너무 무거웠다. 함께 갔던 사람들에게
도무지 얼굴을 들 수가 없었다. 차를 몰고 어떻게 돌아왔는지 모르겠다. 부끄럽고 창피하고 분한
마음에 단숨에 청계산을 올라갔다. 그리고 엉엉 울었다. "하나님,제가 왜 이리 미련합니까! 귀신의
소리와 성령의 음성도 분별을 못하고 이제 어찌합니까! 제게 영분별의 은사를 주세요. 제게 하나님을
아는 지식을 주세요." 몇 날을 산에 올라갔는지 모른다. 또 얼마를 울며불며 몸부림쳤는지 모른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다. 기도하는데 비가 내리는 거다. 시원한 소낙비가 온몸을 훑는 것이다. 그
비를 맞으면 한참을 기도했다. 그런데 눈을 뜨고 보니 이게 웬일인가! 소낙비는 커녕 이슬비조차
내린 흔적이 없는 것이 아닌가! 분명 벌건 대낮의 일이다. 분명히 귀에는 빗소리가 들리고, 그
세찬 빗줄기가 나의 온 몸에 파고들었는데도 말이다. 이 어찜인가! 그렇다! 성령의 단비가 내린
것이다. 부족한 종을 일깨우려, 잠시나마 하나님께서 친히 임재하신 것이다. 이때 나는 깨닫게
되었다. 성경을 많이 읽으면 영을 능히 분별할 수 있다는 것을. 성령은 그렇게 나늘 깨우치셨다.
그 후 나는 영분별의 은사를 받았다.
하나님은 진실로 애통한 자를 위로하시는 분이시다(마5;4). 이것이 바로 하나님의 약속이다.
지난 날 히스기야의 눈물의 기도를 들의시고15년의 생명을 연장시켜주신 하나님(왕하 20;1-11),
자식이 없어 멸시받아 애통하는 한나의 울부짖음에 사무엘을 허락하신 하나님(삼상 1;12-28),
바로 그 분이 나의 하나님이시다. 메마른 사막이라도 물만 있으면 곡식은 자란다. 그러나 아무리
옥토라도 물이 없으면 곡식이 자라지 않는다. 오늘날 한국 교계도 눈물이 있어야 영혼을 살릴 수
있다. 애통하는 기도가 있어야 생명에로 이끌 수 있다. 요즘 주위 사람들은 이제 교회가 어느정도
부흥을 이루었으니 몸도 좀 돌보며 쥐어가며 하라고들 한다. 그러나 나는 나를 가장 잘 알고 있다.
나의 나된 것은 오직 주의 은혜다. 지금까지 내가 한 일은 내가 한 게 아니다. 모두 주님이
하셨다. 내가 만약 여기서 울기를 멈춘다면 지금까지의 이 모든 것들이 순간 무너져 내리리라,
그래서 오늘도 나는 운다!
- 이초석 목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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