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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6호 목차 › 선교지에서 보낸 편지

장갑과 손

986호 · 2019-01-20

얼마 전 크리스마스 때부터 갑자기 날씨가 추워져서 새벽기도 때는 손을 비벼가며 기도를 해야 할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마침 성도님으로부터 크리스마스 선물로 장갑을 선물 받았습니다. 그 장갑은 장갑을 낀 채로 스마트폰을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져 손가락 부분이 특수한 기지로 되어있었습니다. 성도님께 감사하며 스마트폰을 사용해봤습니다. 아주 기가 막힐 정도로 마치 장갑을 끼지 않은 듯한 터치였습니다. 시대의 변화를 느끼며 이 시대에 살고 있음에 감사할 정도의 귀하고 값진 선물이었습니다.

그러고 나서 설거지를 하느라 장갑을 벗어놓았습니다. 좀 전까지만 해도 최첨단의 특별한 장갑으로 참 귀하고 신기했는데 이게 웬일입니까? 아무 볼품없는, 그냥 아무 곳에서나 구할 수 있는 싸구려 장갑과 조금도 다를 바가 없었습니다. 벗어서 그냥 둔 장갑을 보면서 참 많은 것을 생각하며 깨달았습니다.

벗어놓은 장갑은 힘이 없습니다. 아무것도 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그 장갑을 누가 끼느냐에 따라 의사의 손이 되기도 하고, 하늘을 나는 비행기를 움직이는 조종사의 손이 되기도 합니다. 우리는 벗어놓은 장갑 같은 아무것도 아닌 존재임을 새삼 깨달았습니다. 그러나 이 벗어놓은 장갑 같은 우리를 하나님께서 끼신다면 우리는 놀라운 역사를 창조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의인은 그 길을 독실히 행하고 손이 깨끗한 자는 점점 힘을 얻느니라”(욥17:9). 성경에는 여러 가지 손이 있습니다. 하나님의 명령을 어기고 선악과를 따먹은 아담의 손, 하나님 말씀에 순종하여 구원의 방주를 만든 노아의 손, 아말렉과의 싸움에서 손을 들어 기도로 승리한 모세의 손, 그리고 은 30에 스승을 판 가룟 유다의 손, 주님을 때리고 십자가에 못 박은 우리들의 손….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님의 손은 땀방울이 핏방울이 되도록 기도하신 기도의 손, 치료와 섬김의 손, 우리를 위해 십자가에 못 박힌 사랑의 손이었습니다. 나의 손은 어떤 손인지요?

나의 몸은 나의 것이 아닙니다. 내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장갑은 손을 위해 손의 형상대로 만들어진 것입니다. 우리는 하나님을 위해 하나님의 형상대로 만들어진 하나님의 백성, 하나님의 자녀입니다. 벗어놓은 장갑 같은 아무것도 아닌 나를 참 주인이신 주님께 온전히 맡기고, 무릎 꿇고 하늘 우러러, “주님, 벗어놓은 장갑 같은 아무것도 아닌 나를 깨끗한 손, 사랑의 손, 주님의 손을 닮게 하소서!”라고 기도드립니다.

서동경 예수중심교회 김경숙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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